우리 민족 전통에 강한 샤머니즘적 요소가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무속행위가 아무 곳에서나 벌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 의령에 있는 정암 솥바위에 전국서 찾아온 이들이 굿판 등을 벌이면서 마을 주민들이 불편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무속행위가 주로 이뤄지는 곳은 솥바위가 보이는 남강 변 무대 주변이다. 2012년 처음 만든 무대를 의령군이 2022년 리치리치페스티벌 일명 부자축제를 열고자 새롭게 정비하고 규모도 키웠다. 부자축제 때는 솥바위까지 부교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손으로 직접 솥바위를 만지며 저마다 소원을 빌도록 하고 있다. 주민들이 무속행위 때 발생하는 온갖 소음과 버려진 음식 등에 환경위생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다. 강에 던진 돼지머리 등이 떠내려가지 못해 강물을 오염시키거나 불쾌감을 주고 있고, 둔치 언덕에 버린 음식 등을 개나 고양이가 물고 다니기도 해 놀라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의령군은 이들을 막을 근거가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강 건너 불구경식 행정은 곤란하다. 인근에 마을이 있고 주민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한다면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이를 제지해야 마땅하다. 의령군은 부자전설이 있는 솥바위를 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관광지로 성공하려면 무분별한 무속행위부터 막는 것이 기본이다. 이들이 관광객 수 증가 집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국가이고 종교를 떠나서라도 무분별한 굿판 행위에 눈살을 찌푸리는 국민도 많다. 시간을 내 찾아온 곳에서 굿으로 말미암은 소음이 발생하고 또 가까이서 보지 못한다면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나 무속행위가 벌어지는 솥바위는 문화재보호구역이다. 인근에는 정암철교와 곽재우 장군의 첫 전승지도 있다.

무분별한 무속행위를 하는 이들이 솔선해서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의령군도 지금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무속행위를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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