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위, 2023년 하반기 조사보고서 발간
103개 사건 진실 규명 결정서 전문 담겨
할아버지·할머니 시위 배경·과정도 서술

3.15의거 관련 사망자 수 수정 권고도
14명에서 새롭게 드러난 2명 추가 전망

이승만 독재 정권 하야를 촉발한 ‘할아버지·할머니 시위’에 관한 진실 규명 결정문 전문이 공개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2023년 하반기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총 16권으로 이루어진 조사보고서에는 △항일독립운동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 △삼청교육 피해 사건 △3.15의거 인권침해 사건 등 총 103개 결정서 전문이 실렸다. 전문에는 사건 배경부터 전개 과정, 참고인·당사자 진술, 결론과 권고까지 진실 규명 결정 때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3.15의거 3차 시위라 불리는 ‘할아버지·할머니 시위’와 ‘부산시위대 마산원정시위’ 관련 내용도 담겼다. 이 두 사건은 진실화해위원회가 직권 조사해 지난해 12월 19일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할머니 시위대가 1960년 4월 25일 마산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
할머니 시위대가 1960년 4월 25일 마산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

1960년 4월 24~25일 일어난 할아버지·할머니 시위는 이처럼 억압된 마산 시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성격이 강했다.

시위를 목격한 한 참고인은 “할머니들이 울고불고 땅을 치고 빨랫방망이 같은 걸 몇 사람이 들고 내려치고 했다”며 “우리 자식 손자들 살려내라며 김주열을 두고 왜 물에 빠뜨려서 죽이느냐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승만 하야 직후 1960년 4월 26~27일 벌어진 부산시위대 마산원정시위 과정에서 사망한 이들의 사인도 담겼다.

사망자 4명 모두 차 사고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시 군용 트럭이나 택시, 버스 등에 올라탄 채 시위하던 중 경찰 진압으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정상근(16) 군과 김선길(19) 씨는 지난해 직권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인물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조사보고서를 국가보훈부 등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해 권고 사항을 통지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권고에는 새롭게 드러난 3.15의거 관련 사망자도 포함돼 있어 추후 공식 사망자가 기존 14명에서 16명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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