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를 추억하다] 김해 신천초등학교

졸업생 1173명·10년 전 이북초교와 통합
교육용시설 운영됐으나 코로나 계기 종료
김해교육지원청 '헬로치즈팜'과 대부 계약
7월부터 아동·청소년·성인 대상 체험 마련
도내 폐교 활용사례 뜸하다 찾아온 희소식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가 활용 방안을 찾았다. 김해시 한림면 신천리에 있는 신천초교는 1963년 3월 개교했다. 하지만 학생 수 감소로 10년 전인 2014년 3월 반세기 만에 문을 닫았다. 폐교 당시 학급·학생 수는 4학급 26명이었다.

이후 신천초교는 대부 계약을 맺어 2016년부터 6년간 '아띠창의체험장'으로 아동과 청소년이 염색·만들기·놀이·체육 등을 체험하는 교육용 시설로 활용됐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를 지나오면서 운영이 어려워 계약이 종료됐고, 방문객 발길도 끊긴 상황이었다.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가 다시 활용 방안을 찾았다. '헬로치즈팜'은 폐교를 손보고 오는 7월부터 아동·청소년·성인을 대상으로 피자 만들기, 치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욱 기자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가 다시 활용 방안을 찾았다. '헬로치즈팜'은 폐교를 손보고 오는 7월부터 아동·청소년·성인을 대상으로 피자 만들기, 치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욱 기자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가 다시 활용 방안을 찾았다. '헬로치즈팜'은 폐교를 손보고 오는 7월부터 아동·청소년·성인을 대상으로 피자 만들기, 치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욱 기자

◇반가운 폐교 활용 소식 = 김해교육지원청(교육장 하정화)과 헬로치즈팜(대표 전지민)은 지난 21일 '폐교 신천초등학교 대부 계약'을 맺었다. 역시 교육용 체험시설이다. '헬로치즈팜'은 폐교를 손보고 나서 오는 7월부터 아동·청소년·성인을 대상으로 △피자 만들기 △치즈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자연관찰 △전통놀이 등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지민 헬로치즈팜 대표는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과 교육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도 협력하고 다양한 행사를 열어 김해지역 명소로 자리 잡고 싶다"고 창업 포부를 밝혔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지역과 상생하는' 폐교 활용 추진 방향에 따라 지역민 동의와 대부사업자 모집 공고를 거쳐 '헬로치즈팜'을 선정했다. 최근 경남에서 폐교 대부 계약이나 매각 등 새로운 활용 소식이 뜸했던 터여서 이번 사례는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경남교육청도 미활용 폐교 20% 감축을 목표로 세운 상태다.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 정문. /이동욱 기자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 정문. /이동욱 기자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 정문에는 졸업생 1173명을 배출했으나 학생 수가 줄다 보니 재학생과 학적서류는 이북초교로 통폐합했다는 빛바랜 팻말이 붙어 있다. /이동욱 기자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 내부 동물 동상. /이동욱 기자
폐교인 김해 신천초등학교 내부 동물 동상. /이동욱 기자
김해시 한림면 신천마을회관 앞에서 바라본 신천초등학교(폐교). /이동욱 기자
김해시 한림면 신천마을회관 앞에서 바라본 신천초등학교(폐교). /이동욱 기자
김해교육지원청(교육장 하정화)과 헬로치즈팜(대표 전지민)이 지난 21일 '폐교 신천초등학교 대부 계약'을 맺었다. 담당자들이 신천초교 졸업생인 이동호(왼쪽에서 두 번째) 신천마을 이장 등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해교육지원청
김해교육지원청(교육장 하정화)과 헬로치즈팜(대표 전지민)이 지난 21일 '폐교 신천초등학교 대부 계약'을 맺었다. 담당자들이 신천초교 졸업생인 이동호(왼쪽에서 두 번째) 신천마을 이장 등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해교육지원청

◇주민들도 기대 = 지난 22일 오전 신천초교와 신천마을을 찾았다. 신천초교에는 4층 건물과 2층 건물 등 2개 동과 운동장이 남아 있다. 신천초교 교문에는 졸업생 1173명을 배출했으나 학생 수가 줄다 보니 재학생과 학적서류는 이북초교로 통폐합했다는 빛바랜 팻말이 붙어 있다.

현재 이북초교는 전교생 48명이다. 역시 이 일대 지역 주민들이 다닌 안명초교는 전교생 89명이다. 이북초교와 안명초교 모두 신천초교에서 각각 4㎞ 떨어져 있다. 신천마을은 위치상 김해시내와 가깝다 보니 초교를 졸업하면 대체로 시내 중학교로 진학했다고 한다.

신천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박상호(84) 씨는 지금은 50대인 자녀 3명이 신천초교를 나왔다고 전했다. 박 씨는 고개 넘어 10리(4㎞가량) 떨어진 이북초교를 졸업했다.

"신천초교는 50년으로 역사가 짧아. 지금 신천경로회관에만 50명이 가입돼 있고, 마을 주민은 100명 가까이 돼. 근데 시집이나 장가를 가서 다 객지로 나가고 시골에 젊은 사람이 살려고 하느냐. 우리만 해도 여기 내랑 마누라밖에 없는데…. 다들 돌아가시고 그러니 자연적으로 인구가 줄었지."

신천초교 졸업생인 이동호(58) 신천마을 이장은 어느 시기부터 마을에 어린이가 1명도 없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나 교육용 체험시설로 다시 아이들이 찾는다는 소식을 반겼다.

"폐교될 때만 해도 동문들이 아쉬워했는데, 학생 인원이 없는데 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모순인 것 같아요. 제가 다닐 때만 해도 한 반에 25~30명으로, 전교생이 170명 정도 됐던 듯하네요. 이번에 체험시설로 아이들이 다시 온다고 하니 마을에도 활기가 넘쳤으면 좋겠어요."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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