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 9일 K리그2 구단 충남아산이 붉은색 유니폼과 응원 도구로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충남아산 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충남아산 팀이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인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구단 측에서 한편으로는 서포터스 아르마다에게 빨간색 응원 도구와 깃발 등을 나눠주고, 호응을 유도한 것이다. 충남아산 구단은 평소 팀 상징색인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는데 이날따라 달라진 것이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과 명예 구단주인 김태흠 충남도지사(국민의힘)가 격려사와 시축을 했는데,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색깔을 이용해 프로축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충남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는 성명문을 내 이 사안에 대해 구단에 항의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결국 충남아산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다만 연맹은 충남아산이 기존의 푸른색 대신 붉은색을 입고 뛴 것에 대해서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려할 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맹이 이날 경기장 근처에서 발생한 선거 유세 활동이 "연맹 지침 위반으로 판단된다"며 구단에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유니폼을 선거 유세에 이용한다는 주장을 김태흠 지사가 일축하고 있지만, '오비이락'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해명하고 사과할 일이다.

2019년 경남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창원 성산 국회의원 후보가 경남FC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센터에서 지지를 호소했고, 결국 경남FC는 제재금 2000만 원을 물어야 했다.

여러 지자체가 프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선거에 이용하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지 못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지자체가 운영하는 구단은 주민의 자산이기 때문에 정치에 이용되는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 기간이라면 공직자인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이 경기장에서 아예 나서지 않는 것이 국민주권을 존중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