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갈등
농업 피해 등 우려 해소 노력할 것

3월 22일은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물의날'이다. 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수자원 보전에 정부·국제기구·민간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취지이다.

올해 UN이 정한 세계물의날 주제는 '평화를 위한 물의 활용(Leveraging Water for Peace)'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주제를 '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로 정하였다.

UN이 정한 주제는 물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물을 둘러싼 분쟁과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나일강이 대표적이다. 나일강은 길이가 6650㎞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한 두 지류가 이집트에서 합류하여 지중해로 흘러간다.

그런데 2011년부터 에티오피아가 상류에 거대한 댐을 건설하고, 담수량을 늘리면서 하류에 있는 수단·이집트 등과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이집트는 수자원의 90% 이상을 나일강에 의존하는데, 댐으로 수량이 급감하고, 농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낙동강 물이 가장 복잡한 문제로 꼽힌다. 낙동강은 댐에서보다 본류에서 다량의 물을 취수하고 있어 상·하류 지역 갈등이 지속하여 왔다.

최근에는 폭염과 기후변화로 녹조 발생이 심해지고 있어, 식수로 이용하는 주민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부산·경남 지역에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고자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낙동강 본류의 강변여과수와 지류인 황강 복류수를 일 90만 t 규모로 개발하여, 경남에 48만 t, 부산에 42만 t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강변여과수'란 말 그대로 '강변에서 거른 물'이라는 뜻이다. 강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하천 변에 집수정을 설치하고, 하천의 대수층을 거쳐 정화된 물을 모아서 취수하고, 이 물을 정수 처리해 식수로 쓰게 하는 것이다. 하천수를 직접 취수하는 방식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발표되자 합천군 등 일부 주민들은 취수원 다변화로 지하수위가 낮아지고, 농사에 영향을 초래하는 것을 우려하여 반대 의견을 제기해 왔다.

환경부는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대한 주민 우려 사항을 반영해 합천 황강의 복류수 취수량을 일부 줄이고(45만 → 19만 t), 대신 낙동강 강변여과수 취수지점(창녕 3곳 → 창녕·의령 9곳)과 취수량을 늘리는(45만 → 71만 t) 것으로 조정하였다. 지하수위 저하를 최소화(최대 7m → 0~3.76m)했으며, 농업 피해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취수원 다변화의 취지와 변경된 내용에 대해 주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 수질 개선과 녹조 저감을 위해 야적 퇴비, 하수처리장 등 오염원 관리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19개 국가하천 제방과 하도 정비, 홍수 취약지구 지정 관리로 풍수해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세계물의날 주제가 '함께 누리는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이른 시일 내에 경남과 부산 시민이 '함께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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