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8일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을 빚는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스스로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 자진 사퇴 가능성을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언론 자유와 언론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일이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이라면서 "특히 대통령실은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또는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 수석이 기자 간담회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을 운운하며 특정 언론사를 대놓고 협박하는 망발을 한 것은 대통령실을 국민 안전과 공공복리를 도모하는 국가기관이 아니라 어떠한 이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협박과 보복을 서슴지 않는 조폭 집단과 같게 만드는 것과 같다.

지난 15일 전국 90개 시민·언론·노동·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18일에는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현업단체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황 수석 해임 촉구에 나섰다.

여당도 총선을 앞두고 '회칼' 발언 탓인 부정적 여론 때문에 황 수석 사퇴를 요구하는 강경한 자세를 내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황 수석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당내에서는 18일에도 황 수석의 거취 결단을 요구하는 공개 발언이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정권의 언론 통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대부분 국민이 느끼는 상황이다. 현 정부에 들어서 세계 언론자유도 평가에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하락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언론 통제, 언론에 대한 위협이나 압박을 평소 신념으로 가진 자를 대통령실에 그대로 두는 것은 "언론사에 대해 어떤 강압이나 압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약속을 거짓된 것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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