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단일화로 지역구 '퇴장'…녹색정의당 명맥 유지
선거 3주 앞두고 분위기 반전…'창원 성산' 완주 관심사

본격적인 22대 국회의원 선거 막이 오르기 전부터 진보당 경남도당은 경남 8개 선거구에 후보를 정해 세를 다져왔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후보 물색조차 어려울 정도로 위태로웠다. 연합정당인 녹색정의당으로 당명도 바꿨지만 도내 선거구에 출마할 후보는 창원 성산 여영국 도당위원장 한 명이었다.

선거를 3주 앞두고 두 진보정당 총선 분위기가 반전했다. 도내 모든 선거구에서 진보당 후보가 퇴장하면서 진보정당은 녹색정의당만 남았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진보당-새진보연합이 지역구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도내 8개 선거구도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새진보연합 지역구 후보가 없는 경남에서는 민주당과 진보당 간 단일화가 추진됐다.

양당 논의 끝에 창원 마산회원, 양산 갑·을, 김해 갑·을 등 6개 선거구에서는 진보당 후보가 사퇴하고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했다. 창원 의창, 진주 갑에선 16·17일 이틀간 여론조사 방식 경선을 치렀다. 각각 민주당 김지수·갈상돈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부산에서 노정현 진보당 연제구 예비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것과 달리 경남에선 한 선거구도 지키지 못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지난 17일 정혜경 진보당 창원 의창 예비후보가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를 대신해 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받았고, 경선은 중단됐다.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애초 지역구 출마 후보로 비례후보 선출에는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 중에 비례대표 최상위 순번 후보가 사퇴하자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갔다”며 “최상위 순번 후보가 사퇴하면 원래 당원 투표로 선출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가 대신해야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경선에 자신을 보였던 만큼 비례대표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 뒤끝을 남긴 셈이다. 정혜경 후보 순번은 당선권인 5번이다. 이 위원장은 “비례 의석 때문에 무리한 민주당 요구조차 무조건 들어주다가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정당은 사라지고 의석 욕심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진보당 도당 관계자는 “원래는 당원 투표로 비례 후보 선출 과정을 거치는데 장 공동대표 후보 사퇴로 사정이 긴박해 정 후보로 전략공천됐다”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라는 점을 고려해 당에서 제안을 했고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거쳐 제안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진보당 ‘전원 퇴장’으로 도내 총선 대진표에 남은 진보정당 후보는 녹색정의당이 유일하다. 진주, 김해, 거제 선거구에도 후보를 내려다 실패할 정도로 당세가 위축됐으나 명맥을 유지한 셈이다.

매번 보수와 진보가 치열하게 경쟁했던 창원 성산이어서 존재감도 남다르다. 녹색정의당 여영국 도당 위원장은 민주당 허성무 전 창원시장, 국민의힘 강기윤 국회의원, 국민의힘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한 배종천 전 창원시의회 의장과 4자 대결을 한다.

여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압박에도 민주당 양보가 전제된 단일화만 수용하겠다며 완주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여 위원장은 통화에서 “전국 선거구에서 진보정당이 선택돼 세상을 바꾸는 추동적 역할을 한 곳이 얼마 안 된다”며 “민주당이 다당제, 노동정치, 진보정치를 존중한다면 창원 성산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막으려고 진보정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단일화를 요구하는 진영에서 냉정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며 “힘과 명분을 앞세워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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