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꽃샘추위가 귓가를 때리는

3월 닷샛날 아침

출근하다가 만난 1학년 여자아이

교실로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두리번두리번 현관문 앞을 서성이고 있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구세주를 만난 듯

희색만면하여 한걸음에 달려와

나에게 대뜸 하는 말

'1학년 2반 교실이 어디예요?'

 

어제 입학하여

오늘이 둘째 날이다 보니

자기 반 교실 찾아가는 길을 잃어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나 보다

 

난 그 여자아이 손을 잡고

1학년 2반 교실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함께 가는 신입생 아이의 입에서

별안간 터져 나오는 안도의 숨

덩달아 솟구치는 뿌듯한 내 마음

 

그렇게 자기 반 교실을 찾아가

마침내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길 잃은 어린양

 

내일이면 자기 반 교실 찾아가는 길을

잊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그 어린양의 씩씩한 모습을

두 손 모아 기대해 본다

 

/송철규 창원 경화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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