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룡중·평산초·사화초 학생 다녀
지난해 기관 간 협의로 상황 파악
학교 땅 지자체 이관·책임 문제로
1년 가까이 조치 못하고 개학 맞아
뒤늦게 4개 기관 14일 논의 계획

창원시 의창구와 창원교육지원청 등이 학교 밀집 구역 통학로에 보행로가 끊긴 문제를 알고도 1년 가까이 개선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팔룡중학교·평산초등학교·사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통학로로, 세 학교 전교생을 합치면 1500여 명이다. 학부모와 교직원은 이달 개학 전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고칠 것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세 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학생들은 벽산블루밍 아파트 114동 맞은편 횡단보도(건널목)를 이용해 왕복 4차로인 사화로를 건넌다. 이후 중앙선이 없으나 양방향으로 차들이 오가는 사화로104번길로 들어서는데, 팔룡중과 사화초교 사이에 있는 도로다.

학생들은 사화로104번길에서 팔룡중 담벼락을 따라 뻗어 있는 보행로로 걷는다. 하지만 사화로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맞은편에 나오는 팔룡중 후문(주차장 출입구) 앞 5m 남짓 구간에는 보행로가 없다.

창원 팔룡중학교 후문 앞에 보행로가 없다 보니 학생들이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다니고 있다. /이동욱 기자
창원 팔룡중학교 후문 앞에 보행로가 없다 보니 학생들이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다니고 있다. /이동욱 기자
창원 팔룡중학교 후문 앞에 보행로가 없다 보니 학생들이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다니고 있다. /이동욱 기자
창원 팔룡중학교 후문 앞에 보행로가 없다 보니 학생들이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다니고 있다. /이동욱 기자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보행로가 없는 구간을 건너뛰려고 사화로104번길을 대각선 방향으로 가로질러 통행하고 있다. 특히 등교 때는 이곳에 출근 차량도 엉켜 더 혼잡하고 학생들이 다니기에 위험하다고 학부모와 교직원은 전했다. 학생들이 차량 사이를 비집고 도로를 건너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현장에서 만난 창원서부경찰서 아동안전지킴이 2명도 "하교하는 학생들이 횡단보도(사화로) 파란불 신호를 보고 마음이 급해 대각선으로 찻길을 건너 뛰어가려는 일이 잦다"며 "상황이 심각해서 잠시 기다렸다가 건너게 하거나 일단 차가 없는 안전한 쪽으로 피해달라고 지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일대는 평산초교, 사화초교, 팔룡중, 창원산새소리유치원, 가람유치원이 모여 있다. 행정과 교육당국, 경찰, 학교 측은 학부모 등 민원을 받아 지난해 3월 개학 이후 2~3차례 보행로가 끊긴 문제를 확인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우선 보행로가 끊긴 구간에 있는 팔룡중 담장을 허물어 보행로를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는데, 지금까지 실행하지 못했다.

팔룡중 담장을 허물고 보행로를 만드는 것은 학교 땅을 자치단체로 내주는 사항이어서 협의가 더뎠고 개선 작업도 진척이 없었다.

윤상훈 창원교육지원청 학생생활지원과 장학사는 "학교 땅 활용 건이 해결이 안 돼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가 필요했고, 관련 절차도 많은 편이다"며 "학교에서 교육재정과로 재산관리 심의도 받아야 하고, 학교 땅을 무상으로 지자체로 빌려줄지 이관은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했다. 추후 보행로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피해보상, 손해배상 등 보행로 운영·관리 책임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행로가 없는 창원 팔룡중학교 후문 앞. 학생들은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통행하는 실정이다. /이동욱 기자
보행로가 없는 창원 팔룡중학교 후문 앞. 학생들은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통행하는 실정이다. /이동욱 기자
창원 팔룡중학교 교문 앞. 보행로를 이어주는 횡단보도가 없다. /이동욱 기자
창원 평산초등학교 교문 앞. 보행로를 이어주는 횡단보도가 없다. /이동욱 기자
창원 평산초등학교 교문 앞. 보행로를 이어주는 횡단보도가 없다. /이동욱 기자
창원 사화초등학교 교문 앞. 보행로를 이어주는 횡단보도가 없다. /이동욱 기자
창원 사화초등학교 교문 앞. 보행로를 이어주는 횡단보도가 없다. /이동욱 기자
창원 평산초등학교 교문 앞에 불법주차를 막으려고 박아둔 시선유도봉이 오히려 보행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욱 기자
창원 평산초등학교 교문 앞에 불법주차를 막으려고 박아둔 시선유도봉이 오히려 보행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욱 기자
창원 팔룡중과 사화초교 사이에 있는 사화로104번길. 불법주차를 막으려고 도로 양쪽에 박아둔 시선유도봉으로 오히려 차량이 오가는 데 불편하고 사고 위험이 있다는 민원도 나오고 있다. /이동욱 기자 
창원 팔룡중과 사화초교 사이에 있는 사화로104번길. 불법주차를 막으려고 도로 양쪽에 박아둔 시선유도봉으로 오히려 차량이 오가는 데 불편하고 사고 위험이 있다는 민원도 나오고 있다. /이동욱 기자 

담당 기관들은 뒤늦게 대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14일 창원시 의창구, 창원교육지원청, 도로교통공단, 학교 등 4개 기관 담당자들이 모여 신학기 통학로 합동 점검을 벌인다.

신현승 창원시 의창구 경제교통과장은 "학교 담장을 1m가량 안쪽으로 옮기는 방안, 횡단보도를 옮기거나 새로 만드는 방법 등도 기관끼리 협의를 해야 한다"며 "안전 문제도 있고 민원도 있으니 보행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일대 학교도 교문이나 주차장 출입구에 보행로가 끊겨 있다. 보행로와 보행로를 이어주는 횡단보도나 보도블록이 없다. 아울러 불법주차를 막는다는 이유로 교문 앞과 도로 양쪽으로 시선유도봉을 촘촘히 박아둬 오히려 보행이나 차량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창원교육지원청은 학교를 대상으로 교문 앞 횡단보도 설치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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