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5·창원 마산합포구) 대학원생

김민재(25·창원 마산합포구) 대학원생.
김민재(25·창원 마산합포구) 대학원생.

경남에서 8년째 살고 있어요. 스무 살 이후 경남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고, 여러 활동을 해 왔습니다. 저는 제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경남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요. 가능하면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 거예요.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더라고요.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청년이 지역을 떠난다’는 말이었어요. 제조업 중심의 산업이 발달한 경남에서 저 같은 인문·사회과학계열 전공자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 특히 수도권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어쩌면 저도 대학원을 졸업하면 일자리를 찾아서 떠나야만 할지도 몰라요.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많은 후보가 ‘지역을 떠나는 청년’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죠. 그러나 그 말들은 제게 너무나 공허했어요.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존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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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를 많이 얘기해왔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에요. 실제 기업과 노동자가 항구적으로 머물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왔죠. 그렇다면, 시민의 평생교육과 문화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학문의 고도화를 위한 핵심 기관으로서 대학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대학을 살리고 지역사회를 살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거예요. 저처럼 대학에서 연구노동에 종사하는 학문 후속세대들이 지역에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겁니다.

대학이 예전 같지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라고 생각해요. 있는 인프라를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쉬운 일일 거예요. 지역사회와 대학, 학문 후속세대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대학 정책의 방향이 바뀐다면 다가올 여러 위기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김민재(25·창원 마산합포구)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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