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에서는 종이신문을 유료 구독하듯이 온라인 기사도 당연히 유료로 소비한다. 뉴스를 공짜로 보는 게 비상식적인 일인 셈이다.

최근 '비상식적인 일'을 홍보포인트로 삼은 미국 언론 누리집을 봤다. 누리집 최상단에 흥미로운 '문장'이 쓰여있었다. "Vox 뉴스는 무료입니다."

왜 무료로 내놓을까? 이어지는 문장을 보자. "그 누구든 자신이 사는 세상을 이해할 자격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좋은 취지인 건 알겠다. 그런데 문장이 여기서 딱 끝났다면 그저 그랬을 것 같다.

반전은 마지막 문장에 있었다. "독자의 후원이 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Vox 뉴스를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데 동참할 수 있나요?"

무료 제공을 위해 유료 후원이 필요하다니! 언뜻 들어서는 궤변 같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후원회원제를 설명하는 Vox의 세 문장이 와닿았다. 미디어 접근성 차원에서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후원이 필요하다는 취지 아닐까.

최근 서울 대형 언론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료회원제'를 속속 준비하고 있다. 반면, 경남도민일보는 Vox 처럼 후원회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뉴스 유료화가 확정된 미래라면 경남도민일보 또한 Vox처럼 미디어 평등권 차원에서 후원을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후원회원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까. Vox 에서 형식적인 실마리를 찾자면, 이들은 특정 이슈를 단발성 기사로 쫓아가지 않는다. 대신 그 이슈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을 친절하게 짚어준다. '그 누구든' 시사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말이다.

/김연수 뉴미디어부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