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화훼생산자연합회(이하 연합회)가 8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와 에콰도르의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반대 시위를 벌였다. 경남과 부산지역 화훼농가들이 대규모 꽃 수입으로 말미암은 어려움을 호소하러 나선 것이다. "장미 수입량이 10년 새 40배나 늘었는데 또 에콰도르에서 장미가 들어온다니 어찌합니까?"라며 농민들은 막막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외국산 화훼 수입 폭증이 예상되어 국내 농가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화훼생산자들은 국내 화훼농가들이 그동안 중국과 베트남, 콜롬비아 등 여러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희생을 강요받고 있는데, SECA 체결 결과 무분별한 꽃 수입 폭증이 예상되어 화훼농가가 더욱 위험한 상황에 내몰리는 것이 걱정이다. 특히 에콰도르는 세계 7번째 장미 생산지이며 절화(자른 꽃) 장미를 국내 생산가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들여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협정에 대한 경남·부산 화훼업자들의 반대는 더욱 치열하다. 이미 국내 화훼생산 농가와 생산 면적, 생산량은 2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부산·경남 지역 700여 화훼농가가 국내 절화 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경남·부산 지역은 동절기 절화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이 시기에 생산량이 집중되는데 그만큼 더 절실한 상황이다.

연합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에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생화에만 적용되던 재사용 화환 표시제가 조화를 포함한 전체 화환으로 확대되고 국내산과 외국산이 잘 구분되어 국내 생산자 입지를 보호해주는 측면이 커진다. 더불어 화훼 농민들은 협정 반대를 표명하는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SECA 비준 반대와 함께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방문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화훼 농민들을 위한 생계와 농업 피해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가 나서 국내 화훼농가들의 폐농 위기에 대처하고 생계유지 대책을 세우는 동시에 화훼농가를 위한 장기 대책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