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대처 미숙 지적
"사람 있었으면 중상이나 사망이었을 것"
빠른 보상 대처한 도서관...정신적 보상 논의는 안 돼

경남대표도서관에서 3m 높이 책장이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나 이를 목격한 일부 시민이 정신적 충격과 피해 보상 지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신속한 피해 보상 처리를 약속했으나 정신적 피해와 관련해서는 대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경남대표도서관에서 지난 2일 오후 1시께 3m 높이 책장 5개가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2일 오후 1시 창원시 의창구 경남대표도서관에서 3m 높이 책장 5개가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독자 제공
2일 오후 1시 창원시 의창구 경남대표도서관에서 3m 높이 책장 5개가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독자 제공

반대편에 있던 가림막이 넘어지면서 책장을 쳤고, 이 충격으로 책장까지 쓰러졌다. 전시실과 북카페 사이에 놓인 가림막은 걸쇠로 고정을 해뒀으나 시민들이 기대는 등 손을 댄 탓에 지지가 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커다란 책장 5개가 동시에 쓰러지면서 북카페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를 덮쳤다. 가구들이 부서지고, 파편이 튀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10여 명의 도서관 이용객이 있었으나 점심때와 맞물려 사람이 많지 않아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20대 ㄱ 씨는 “책장이 바닥에 내려꽂혀도 건재했다. 사람이 아래 있었으면 중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사고처럼 보였다”며 “사고 현장에서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정신적 충격을 받을 법했다”고 설명했다.

지인과 커피를 마시던 50대 ㄴ 씨는 ‘천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있던 지인은 마음이 진정이 안 돼서 계속 정신을 못 차리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었다”며 “사고 현장에 있던 분들은 너무 놀라서, 여기 있었으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가림막을 걸쇠로 고정해 뒀지만, 일부 시민이 가림막에 여러 번 기대면서 걸쇠가 풀려 사고가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사고 이후 가림막 사이를 쇠밧줄로 묶어 추가로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기대지 마라”는 안전 문구도 붙여둔 상태다.

김재훈 경남대표도서관 관리담당은 “한국지방재정공제회를 통해 보상 절차에 들어갔다. 손해사정사가 배정됐고, 이번 주 내로 현장 방문을 해서 피해자도 만날 예정”이라며 “관공서다 보니 보험 처리에 시일이 걸려 노트북이 파손된 분은 도서관 노트북을 임대해줬다”고 말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립된 광역대표도서관으로 경남도청 소속기관이다.

이 사고로 도서관 이용객 2명의 전자기기가 파손되고, 옷이 찢어지는 등 재산상 피해를 봤다. 경남대표도서관은 이들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노트북, 태블릿PC 등 약 270만 원 상당 피해를 본 30대 ㄷ 씨는 경남대표도서관의 사고 대처가 서툴렀다고 지적했다.

ㄷ 씨는 “책장 밑이 부실하고, 위가 무거우니 쉽게 쓰러지는 것 아니냐”며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기대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했어야 하는데 시민에게 책임을 전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빠르게 보상해 주기를 바랐는데 담당자는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책장이 무너질 때 현장에 있었으면 제가 있었던 자리는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너무 놀라 진정도 되지 않는데 보상까지 미루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재산상 피해를 본 시민 2명의 인적 사항만 확인하고, 나머지 시민들의 상태는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서관 측은 “사고 때문에 경황이 없었던 탓에 다른 분들의 인적 사항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해를 본 게 있다면 최대한 보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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