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협약은 습지 자원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국제협약으로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체결됐다.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4차 람사르 당사국 총회를 열어 '사람과 자연을 위한 습지 행동'을 주제로 172개국 대표들이 참여해 습지 보존을 논의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의 환경부가 공동으로 제안한 '학교 습지교육 결의문'이 본회의에서 채택된 것은 한국의 환경교육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는 점에서 축하할 일이다. 결의문은 학교 습지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구성, 습지교육 시범학교 운영, 람사르 습지도시와 지역 습지센터 협력 등을 담고 있다.

우포생태교육원은 2018년 13차 람사르총회에서 '14차 람사르총회 습지교육 발전 의제 채택 프로젝트'를 제안한 바 있다. 2019년에는 경남람사르환경재단, 국립생태원 습지센터 등 11개 기관·단체가 '습지교육 결의문' 채택을 위한 협력회의를 조직하고 수차례 국내외 워크숍을 열었다. 그동안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학교 현장의 습지교육에 큰 전환점이 될 뿐 아니라 경남의 습지교육이 아시아의 환경교육을 주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습지를 잘 보존함으로써 다가오는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습지는 일 년 중 일정 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는 땅을 말한다. 지구 전체 표면의 6%를 차지하는 습지는 플랑크톤과 유기물질이 풍부해 수많은 종류의 생물이 사는 생태계 보고다. 습지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주변 대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도 하여 산불을 예방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 주범인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식물 잔해가 수천 년에 걸쳐 퇴적돼 만들어진 이탄지는 일반토양보다 탄소를 10배 이상 저장할 수 있다. 지난 7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경제위기 탈출 방안으로 팔려고 내놓은 석유·가스 매장지역에는 이탄지가 포함돼 있어 그린피스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탄지가 개발되면 전 세계 기후재앙이 극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1700년 이후 세계의 85%에 달하는 습지가 사라졌다고 한다. 한국이 습지 보호에 앞장설 기회가 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