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진주시생활체육관에 다녀왔습니다. 경남에서 유일한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진주 피닉스'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일렬종대로 선 선수들이 코치 구령에 맞춰 한 명씩 차례로 공을 튀기며 앞으로 뛰어나갔습니다. 한 20m 정도 나아갔을까요? 뛰어온 방향으로 반원을 그리며 몸을 틀었고, 몇 발짝 큰 보폭으로 발구름을 하더니 공중으로 힘차게 뛰어올라 슛했습니다. 한 손 가득 잡히는 둘레 60㎝ 남짓한 땡땡한 공이 쏜살같이 날아갔습니다.

이처럼 패턴화된 훈련 몇 가지를 쉴 새 없이 이어나갔습니다. 처음에는 공을 주고받기도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선수 15명이 실력을 빠르게 끌어올린 비결을 서진현 감독은 '성공 경험'을 쌓은 덕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공 경험은 아마도 '이겼다'라는 쾌감이 아니라, '해냈다'라는 성취감일 것입니다. 기술 하나하나를 배울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은 곧 하나의 작은 성공이 되고, 하루하루 적립한 작은 성공은 돌아보면 큰 성공경험이 됐을 테지요.

저는 백수 시절 팔굽혀펴기를 매일 딱 10개씩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60~70개씩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며칠 못 갔을 겁니다. 매일 10개씩 한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을 때 성취감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렇게 점점 개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죠. 선수들 또한 계단식으로 성장할 때마다 큰 성취감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며칠 뒤 펼쳐진 공식 경기 결과는 어땠을까요? 피닉스 선수들은 무려 10-2로 대승을 일궜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작은 성공'을 만드나요? 저는 팔굽혀펴기 10개라도 다시 해봐야겠습니다.

/김연수 뉴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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