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의원 "공산당 책 넘쳐"
개인적 소견으로 '좌경화' 주장
창원시 "이념 따라 비치 안 해"

창원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철 지난 색깔론이 나왔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공산당’, ‘좌경화’까지 언급됐다.

김미나(국민의힘, 비례) 시의원은 20일 기획행정위원회 도서관사업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서관에 비치된 책이 ‘좌경화돼 있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들러 직접 확인해 봤다고 한 김 시의원은 “역대 대통령이라든지 각 나라 위인이라든지, 이런 분들 책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산당 책이 차고 넘친다. 심지어 김일성·김정은 이렇게 다 있는데, 그분들도 지도자이지만 이승만·박정희 등 우리나라 지도자도 많이 있다”며 “(하여튼) 이렇게 이념적인 것으로 구분이 돼서 도서 배치가 많이 돼 있다. 또 검색하니까 (우리나라 지도자 책은) 나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김미나 국미의힘 창원시의원. /경남도민일보DB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 /경남도민일보DB

김 시의원은 이어 “이걸 구분 지어서 하긴 좀 그렇지만 왜 공산당 책은 차고 넘치는지 (모르겠다)”며 “자료실에 있는 책들, 도서관마다 구비돼 있는 책들, 이런 말씀 드리긴 좀 그렇지만 좌경화돼 있지 않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 교육 관련 책도 검색을 하면 다 나오는데, 아이들이 불필요하게 읽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어린이 서가에 배치가 돼 있다”며 “이런 것은 도서 구입을 할 때 조금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천수(국민의힘, 구산·진동·진북·진전면·현동·가포동) 시의원은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 시의원은 “공산이든 민주주의든 책은 있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북한 김일성·김정은 관련 책은 많고 우리나라 역사적 인물은 적다고 하면 그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성인-청소년이 보는 책이 (진열대가) 정확하게 구분돼 있는지, 전 도서관에 김정은·북한 관련 책이 얼마나 있는지, 우리나라 역사적 인물은 얼마나 있는지 전부 같이 분석해서 기획행정위원회에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강문선 성산도서관과장은 답변에서 이념에 따라 책을 비치하지 않고, 비치했다가 빼는 책은 정확한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 과장은 “도서관사업소에 장서가 200만 권 정도 있다. 그걸 다 검색해서 (특정 인물·이념의 책을) 추출한다는 것도 무리가 많다”며 “애초 도서관에 비치하지 않아야 하는 책은 (리스트에 따라) 비치하지 않고 있다. 또 현재 성범죄를 저지른 작가가 썼다거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침으로 내려온 책 등은 비치했더라도 바로 치우고 별도 보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도서관은 어린이-종합자료실이 별도로 돼 있다. 디지털 자료실도 연령대가 높은 DVD의 청소년 등 상영은 제한하고 있다”며 “연령대에 맞게 책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형익(더불어민주당, 비례) 시의원도 같은 의견을 냈다.

진 시의원은 “(동료 의원이) 자료 요구를 했는데 취합에 애로사항이 있을 듯하다. 역사적 인물을 어디까지 볼 것이며, 어느 나라 위인까지 위인이라고 봐야 하느냐”며 “공산당 이야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 국민이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슷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편중되는 것은 아닐 듯하다. (특정 책이) 많다고 해서, 도서관에서까지 좌경화·우경화 등 정치적 논리가 들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김미나 시의원은 이용·운영실적이 적은 작은도서관 통폐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창원에는 아파트 등에 있는 사립 도서관, 평생학습센터 내 도서관, 공립, 새마을문고 도서관을 포함해 작은도서관 113개가 운영 중이다. 김 시의원은 이 중 시 지원을 받는 작은도서관을 통폐합해 예산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말했다. 다른 자치단체에서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고자 공공·작은도서관을 확충하려는 것과는 상반된 주장이다.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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