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업에서 일하는 30대 철수(가명) 씨. 철수 씨 회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홈루덴스'인 철수 씨는 이참에 '집콕' 생활을 즐기기로 했다.

철수 씨의 하루는 이렇다. 한 시간 정도 생긴 여유로 철수 씨는 모자란 잠을 보충하고 샌드위치를 씹으며 책상 앞에 앉는다. 그는 업무 효율을 높이려고 집 책상을 사무실처럼 '데스크테리어'해 뒀다.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틈틈이 'SNS' 친구들과 'DM'으로 잡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점심은 배달앱으로 돈가스를 주문했다. 업무를 모두 마치면 간단히 저녁을 때운 뒤 며칠 전 큰마음을 먹고 산 '리클라이너'에 몸을 누인다.

철수 씨의 취미는 영화·드라마 시청. 가입한 'OTT'에서 마음에 드는 드라마를 고른다. 4편짜리 시리즈물 정도는 '빈지워칭'하기 수월하다. '쿠키영상'까지 빼먹지 않고 챙겨 보다 보면 어느새 자정을 넘어가고, 철수 씨는 반쯤 졸린 눈으로 침대에 엎어진다.

철수 씨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홈루덴스(home ludens) △데스크테리어(deskterior) △빈지워칭(binge watching) △쿠키(cookie) 영상 등 외국어들이 등장한다.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홈루덴스는 바깥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집에서 놀이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집놀이족'으로 바꿀 수 있다. 데스크테리어는 책상을 뜻하는 데스크(desk)와 실내 장식을 의미하는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책상 꾸미기'로 다듬으면 이해하기 훨씬 쉽다.

빈지워칭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의 시리즈물 따위를 한꺼번에 여러 편 몰아서 보는 일을, 쿠키 영상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편이 끝난 후에 추가로 짧게 나오는 영상을 뜻하는데 각각 '몰아 보기'와 '부록 영상'으로 표현하면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겠다.

이 밖에 △ICT △SNS △DM(Direct Message) △리클라이너(recliner) △OTT(Over The Top)는 차례대로 △정보 통신 기술 △사회관계망 △쪽지 △각도 조절 푹신 의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다듬으면 훨씬 뜻을 전달하기 수월해진다.

/강해중 기자 midsea81@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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