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졌대요

 

꿀벌이 세상에서 사라졌대요, 글쎄

엊그제까지만 해도 무리 지어

허공에서 환희의 춤을 추며

창공을 신나게 비행하던 꿀벌들

별안간 어디로 사라졌는지

꿀벌이 도통 보이지 않는다고 야단이네요

 

도대체 언제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사람들 꼴 보기 싫어 피하여 달아났을까요?

살기 힘이 들어 다른 행성으로 딴 살림 차리러 떠났을까요?

지구의 뜨겁고 메케한 공기에 숨 막혀 숨이 멎은 건 아닐까요?

 

우리 밭에서 한창 자라는 호박, 수박, 양파, 사과

꿀벌의 따스한 손길이 있어야만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텐데

이젠 어떡하면 좋죠?

꿀벌이 어서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뿐

 

숲속의 나무들도 열매 맺지 못하면

귀여운 다람쥐, 토끼도 굶주리고

덩달아 호랑이, 사자도 허기지고

마침내 숲속은 아수라장이 되겠지요

이젠 어떡하면 좋을까요?

 

가뭄 들면 온 정성을 다해 기우제 지내듯

꿀벌을 부르는 의식이라도 해야 할까 봐요

아니, 인간들이 무릎 꿇고 진심으로 참회해야 할까 봐요

그럼, 머지않아 집 나간 꿀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요?

 

 

/송철규 대야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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