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최나리입니다. 11년 전 2011년 12월 31일 생애 처음으로 할아버지 나라인 한국 땅을 밟자마자 새해를 맞이했던 기억이 잊히지 않습니다. 저는 고려인이자 우즈베키스탄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늘 한국을 그리워했고 한국에 와서는 또다시 우즈베키스탄을 그렸습니다. 그리던 나의 뿌리를 찾아왔지만 모든 것이 낯설었고 적응하기 쉽지 않아서 마음으로 힘든 때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한 방향성이 없어 표류하다, 몇 년 동안 생산직과 다양한 업종의 직업을 경험하며 지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지 약 2년 후, 친구 소개로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게 되면서 저의 한국 생활이 달라졌습니다. 닥치는 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생활에서 벗어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국민소득이 높고 뷰티 산업이 발달한 나라이니 앞으로 미용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피부 미용사, 메이크업, 일반 헤어, 직업 훈련 교사 등 국가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이후 3년 동안 개인 사업을 했습니다. 사업이 꼭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일을 하면서 저는 한국과 한국 사람에 대해 많이 알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남편의 이직으로 진주시에 자리 잡을 무렵 부경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면서 영어 교사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우리 이주민들에게는 희망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꿈이 있다는 것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임과 동시에 현재의 어려움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아버지의 나라에 찾아온 것도 제 삶의 꿈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저 개인만이 아니라 제가 살아가는 사회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낯선 땅에서 다문화센터를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재미있고 보람 있는 활동을 하는 동시에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주말에는 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러시아어 상담사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8회 지방선거 다문화 유권자 투표 참여 홍보 서포터즈로 선정되면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선거를 왜 하는지, 깨끗한 선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유를 알고 난 후 두려움이 사라지며 자신감과 희망이 생겼습니다. 우리 결혼이민자 여러분은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밝은 미래가 가까워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나리 우즈베키스탄 결혼이주민, 지방선거 홍보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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