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도계동고분군 정비 시작
왜·신라 토기도 나온 2∼5C 유적
불법 경작지 헐고 공원화하기로
18일 시작해 7월까지 완공 계획
창원시가 비지정 가야시대 유적으로 도심 속에서 방치되다시피 한 도계동고분군 정비 사업에 들어갔다.▶ 3월 15일 자 18면 보도
시는 동이문화재에 시공을 맡겨 도계동·중동·소답동 주민들이 불법으로 일궈놓은 텃밭을 없애고 잔디를 심어 공원화하기로 했다.
시 문화유산육성과는 지난 13일 도계동고분군(의창구 중동 800번지)에서 정비공사 현장 설명회를 열고 오는 7월까지 완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동이문화재는 "오는 18일 정비공사를 본격 시작해 밭을 제거하고 생활폐기물 등을 치워 공원화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 마을 주민과 여기서 농사를 지어온 시민들과도 얘기가 끝났다"면서 "장마가 오기 전까지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벌목과 잔디 식재(3895㎡), 보행로(327㎡)·조경석 설치 작업 등을 벌여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한다. 4330㎡(문화재 보존구역 3610.5㎡) 규모인 도계동고분군 전 구간은 시유지다. 정비공사는 문화재전문기관인 동서문물연구원 자문을 거쳐 진행된다.
도계광장과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도계동고분군은 1968년 석곽묘가 노출되고 고배 등이 출토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으나 그간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왔다. 최근까지 인근 주민 15~16명이 문화재 구역에서 시 허가 없이 불법으로 텃밭을 일궈온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위원을 맡은 김형곤 동서문물연구원장은 "오랜 기간 주민들에 의해 경작이 이뤄져 오긴 했지만, 대규모 농사를 지어온 게 아니어서 문화재 훼손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간에 끊겨있는 도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한 뒤 고분군에 커다란 문화재 안내판을 세워 시민들이 볼 수 있게 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석 시 문화재 보수담당은 "설계상 문화재 안내판 3개를 고분군에 설치하기로 돼 있다"며 "자문위원 의견처럼 안내판 하나를 커다랗게 세우는 것과 관련해서는 추후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계동고분군은 1968년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 18년이 지난 1986년 첫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추가 조사가 이뤄졌다. 이곳에서 발견된 가야시대 고분에서는 금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 신라, 왜 등 다양한 지역색을 가진 토기들이 다수 출토됐다. 고분군은 2세기 후반~5세기 후반 사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