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극단 새 작품 〈눈물지니…〉
내달 본공연 앞서 시연회 열려
박장렬 감독 "사유 계기 되길"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제발 그만요! 저는 하지 오라버니를 사랑하지 않아요…."

명희가 산속 무명의 선원에서 소리쳤다. 스승인 지산 스님 뜻에 따라 수행 중인 바라와 이다·하지 이렇게 세 사람을 앞에 두고서다. 하지와 둘만 있는 자리에서 명희는 "내가 선원에 들어온 게 잘못인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그러고는 큰 목소리로 선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발을 삐끗해 오른발을 다친 명희가 나무 지팡이를 쥔 채 홀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산한다.

경남도립극단이 다음 달 22~24일 첫선을 보이는 새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박장렬 작·연출) 본공연을 앞두고 29일 오후 3시께 진주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강동옥 경남문화예술회관장, 박장렬 도립극단 예술감독, <토지Ⅱ> 출연진 등 10여 명이 함께했다.

▲ 경남도립극단 단원이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 연습을 하고 있다.  /경남도립극단
▲ 경남도립극단 단원이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 연습을 하고 있다. /경남도립극단
▲ 경남도립극단 단원이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 연습을 하고 있다. /경남도립극단
▲ 경남도립극단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 출연진. /경남도립극단

<눈물지니 웃음피고>는 도립극단 네 번째 창작극이다. 사람은 물론 식물과 바위 등 사물에도 줄 수 있는 웃음을 찾는 수행자 세 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선원 생활을 그린다. 웃음과 눈물의 근원을 찾는 수행이 한창 이어지던 중 불현듯 나타난 명희의 등장으로 선원은 사랑과 갈등이 동시에 싹트는데, 그 과정에서 수행자들은 끝내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 극본을 쓰고 직접 연출까지 한 박장렬 예술감독은 각자 살아가는 길과 추구하는 방향성,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화두를 펼쳐놓은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박 예술감독은 "오랜 세월 믿었던 신념과 태도가 흔들리면 갈등이 생기게 되는데, 연극 속 대사와 상황을 보면서 '나는 어떨까?'라고 생각해보고 소통과 사유도 함께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공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옳고 그름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시대가 가진 화두를 펼쳐놓은 작품"이라면서 "각자가 믿고 추구하는 바가 무엇이고 어떻게 소통하며 살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함께 나누며 살아야 하는지, 이 연극을 계기로 각자의 길을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물지니 웃음피고>는 4월 22일 오후 7시 30분, 23일 오후 3·7시, 24일 오후 3시 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지난 28일 시작된 예매는 인터파크(bit.ly/3NuravZ)에서 할 수 있다. 관람료 1만 원. 문의 055-254-4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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