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교육·학부모 상담도
고교과정 운영, 학업중단 막아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상담교육원 부설 경남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는 창원지방법원 지정 수강기관이다. 보호처분으로 수강명령을 받은 소년들이 각종 상담과 교육을 받는 곳이다. 이수봉 원장도 천종호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 제안을 받아 2011년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서 센터 문을 열었다. 매달 소년 20~30명, 연간 300명 이상이 다녀간다. "때마다 전화가 오고, 커피를 사오기도 하고, 센터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며 거제에서 매년 굴을 보내주는 아이도 있어요. 이럴 때 뿌듯하죠."

센터는 운영위원 20명, 상담·교육 전문위원 85명으로 구성돼 있다. 놀이치료, 가족치료, 진로 탐색, 학습상담, 심리 검사 등 개별 상담이 이뤄지고 다도, 미술, 통합예술, 타로, 원예, 음악, 독서, 요가 명상 등 집단 상담도 진행된다.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맞춰 상담을 하고, 좋아하는 과목에 따라 시험이나 숙제를 내주기도 하죠. 수업마다 소감을 적고, 부모님께 편지도 써요. 여러 글쓰기와 다도 등을 하면 절로 인성교육이 되죠."

▲ 이수봉 경남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 원장이 아이들이 만든 한지공예 작품을 보여주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센터 또한 초기에 주변 상인들에게 항의를 듣고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시간당 5000원으로 책정된 법원 교육비로 운영된다. 소년 1명이 20~40시간 수강명령 처분을 받으면 10만~20만 원 정도다.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사무실 한편에는 그동안 다녀간 아이들이 남긴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와 '수강 소감' 등 자료가 차곡차곡 꽂혀 있다. '충만한 행복을', '언제나 희망을', '경청' 등 각 상담·교육실 앞에 적힌 문구도 눈에 띈다.

'사랑하는 아들! 이름만 불러도 눈물 나는구나. 너도 네 인생에서 이런 일이 처음이겠지만, 엄마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많이 놀라고 당황했었지.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지금처럼 웃고 얘기하고….' 이처럼 부모가 여러 감정을 눌러담아 쓴 글도 남아 있다. 센터에서 하루 8시간까지 보호자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센터는 부산 국제금융고 창원분교로 수업도 하고 있다. 학업중단 사례를 막고, 고교 졸업이라는 성취감을 안겨주고자 개설된 프로그램이다. 매년 30명 이상이 졸업하고 있다. 올해는 6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아이들을 소년범으로만 볼 게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자존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바른길을 제시해주는 게 오히려 좋지 않을까요. 눈높이를 맞춰 이야기하면 정서적 지지가 되거든요. 나쁜 아이라고 낙인찍지 않고 개별로 상담하면 심성이 나와요. 거기에 맞춰 선도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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