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극복 '독뫼 감 농업'인정
정부 사업비 3년간 15억 원 지원
유산자원 발굴·보전 관리 등

창원 감 농업이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가 창원 감 농업 보전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경남에서는 하동군 화개면 일대 전통차 농업, 고성 해안지역 둠벙 관개시스템에 이은 세 번째 지정이다. 창원 감 농업은 앞으로 3년 동안 15억 원을 지원받는다.

창원은 국내 과수 중 유일한 세계 1위 품목인 단감 대표 재배지다. 독뫼 농업, 둠벙 이용, 구덩이시비법 등 고유한 재배환경과 기술, 주남저수지 주변에 형성된 농장 등이 창원 감 농업 특징이다.

1988년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에서 창원 감 농업의 깊은 역사가 확인됐다. 당시 통나무관 밑바닥에서 옻칠을 한 고급 제기 속에 담긴 감 3개가 발견됐다. 다호리 유적이 우리나라 원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중요한 유적임을 고려하면 2100년 전에도 창원에서 감이 나고 제사상에 올랐음을 알게 했다. 동국여지승람(1481년),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여지도서(1765년), 대동지지(1866년) 등 문헌에서도 창원 토산품으로 감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성과 지속성, 농업기술, 경관 우수성, 생태환경은 창원 감 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 17호로 지정되는 밑바탕이 됐다.

공식 지정명은 '창원 독뫼 감 농업'이다. 똥뫼라고도 불리는 독뫼(獨山)는 나지막한 산지 혹은 물 위로 드러나 우뚝 솟은 지형을 말한다. 광범위한 습지와 낙동강을 낀 창원 의창구 동읍·북면·대산면 일대는 범람으로 침수가 빈번했는데, 이를 피하고자 주민들은 산지 경사면에서 감나무를 키웠다.

이러한 농업 형태는 서리와 안개 피해 방지, 일조량 증대 효과에 탁월했다. 농민들은 1900년대 초 단맛을 내는 감을 접붙여 단감을 본격적으로 재배하는 등 환경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했다. 독뫼 감 농업은 지형·환경을 극복하고 억척스럽게 이어온 농업을 말하는 것이다.

▲ '창원 독뫼 감 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경남도민일보 DB
▲ '창원 독뫼 감 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경남도민일보 DB

창원 감 농업은 유산자원 발굴, 보전관리·활용 등에 쓰일 사업비를 3년 동안 지원받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 자격도 얻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시민의 유산 보전의지와 농업을 안정적으로 발전·계승하려는 지자체 계획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창원 감 농업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농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완수(국민의힘, 창원 의창) 국회의원은 지정 소식을 반기며 "2100여 년 역사를 지닌 창원 감 우수성과 역사성이 국가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창원 감 농업 유기성 보전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창원 감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국가가 지정한 농업유산(농업인이 지역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해 온 유형·무형의 농업자원)이다. 농촌가치 창출·국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2012년부터 지정하고 있다.

1200년 전승된 하동 전통차 농업은 풀비배 등 전통방식을 유지하며, 차밭 주변 독특한 경관을 형성해 2015년 지정(6호)됐다. 고성 둠벙 관개시스템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자 둠벙을 조성·활용해 빗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해안지역 특성을 극복해 2019년 지정(14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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