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중심 생활체육으로 확산
경남에서도 수요 크게 늘지만
골프장 모자라 회원 못 받기도
창원 내서·용원 등 조성 추진

파크골프(Park Golf)가 각광받고 있다. '일반 골프 축소판'인 파크골프는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등 장점에 힘입어 고령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퍼져 나가고 있다. 수요가 폭증하는 데 반해 시설 등 공급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이는 파크골프를 알아보고 시설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싸게 즐기는 골프 = 파크골프는 골프를 재편성한 운동으로 공원처럼 소규모 녹지공간 등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쓰에서 7홀 코스로 시작돼 발전했다. 한국에서는 2000년 진주 상락원에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면서 도입됐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고,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라운드골프와 비슷하다. 그라운드골프가 한 팀에 6명, 8홀 기준으로 홀 포스트 1개만 이용해 경기할 수 있는 등 일반 골프와 차이가 있다면, 파크골프는 한 팀에 4명, 9홀 기준으로 9·18홀 등으로 코스가 구성돼 일반 골프 축소형에 가깝다. 규칙도 일반 골프와 같다.

값싸게 일반 골프를 치는 것 같은 효과를 누려 파크골프장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65~75세 연령대가 주류다. 그 이후 연령대에서는 게이트볼(T자형 스틱으로 공을 쳐 3개 게이트를 차례로 통과시킨 뒤 골폴을 맞히는 구기)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창원대산파크골프장. 회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창원대산파크골프장. 회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파크골프도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렸다. 실외 스포츠인 데다 마스크를 쓰고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이하 협회) 시도별 등록 회원을 보면 경남지역은 2020년 회원 수 7014명에서 2021년 9502명으로 늘며 전년 대비 35%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전국적으로도 4만 5478명에서 6만 4001명으로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생활체육시설 = 일반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클럽 1개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공은 지름 6㎝, 중량 80~95g의 플라스틱 재질로 된 제품을 사용한다. 협회는 개인 안전과 햇빛 차단 목적으로 모자를 쓸 것을 주문하지만, 얼굴 전체를 가리는 햇빛가리개는 제한한다. 신발은 잔디보호 차원에서 등산화는 신을 수 없고, 밑이 넓고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나 골프화를 신으면 된다. 남성은 혹서기를 제외하면 반바지를 착용하면 안 되고, 여성은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파크골프는 파3(40~60m) 4개, 파4(60~100m) 4개, 파5(100~150m) 1개 등 9개 홀로 코스가 구성됐다. 기준 타수는 33타다. 일반 골프가 18개 홀에 기준 타수가 72타이므로 소요 시간은 2배가량 차이 난다.

파크골프장은 현재 지자체 등이 생활체육 활성화, 고령층 건강증진 등 목적으로 지은 시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지자체 시설관리공단 등이 운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협회 산하 시도협회가 관리한다. 지역별로 유·무료가 혼재됐으며, 유료일 경우에도 연회비를 납부하거나 월회비만 내는 등 시도협회별로 제각각이다. 월회비가 1만 원이 채 안되는 곳도 있다.

◇파크골프장 부족에 갈등도 =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시설 등 공급은 따라주지 못해 일부 지역에서는 갈등을 빚고 있다. 협회 집계를 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308곳이다. 경남에는 42곳이 있는데 △창원 6곳 △김해 5곳 △밀양·양산·진주·거창·함안 각 4곳 △창녕 3곳 △산청·하동·합천 각 2곳 △남해·함양 각 1곳이 있다.

창원에는 진해구에 3곳(장천파크골프장 18홀·풍호파크골프장 9홀·광석골파크골프장 6홀), 의창구에 2곳(대산파크골프장 36홀·대원파크골프장 9홀), 마산회원구에 1곳(호계파크골프장 18홀)이 각각 있다. 동호인들이 완충녹지에 만든 호계파크골프장을 제외하면 창원시가 모두 조성했으며, 창원시파크골프협회가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예상치 못했던 수급 불균형이 생기면서 현재 수용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창원시 의창구 25개 클럽 1483명, 성산구 23개 클럽 1380명, 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 14개 클럽 832명, 진해구 14개 클럽 828명으로, 각 구 클럽 회원들이 대산파크골프장을 즐겨 찾다 보니 수용 능력을 초과해 올해 회원을 받지 않고 있다. 시민·협회는 불만을 제기하며 시설 확충과 추가 조성 등을 요구하지만 시가 대응하기 쉽지 않다. 코스 한 개를 설치하는 데 8250㎡ 이상의 터가 필요해 터를 찾는 일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창원시는 시유지를 활용해 오는 9월 내서파크골프장(가칭·18홀), 11월 가포체육공원 내 파크골프장(가칭·9홀), 12월 용원동 파크골프장(가칭·18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2월에는 사화공원 파크골프장(가칭·18홀·기부채납), 2024년 6월에는 덕산파크골프장(가칭·18홀)을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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