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허가 등 내세워 발파 강행
진주환경련 석분 슬러지층 확인
여울마자 등 위기종 생태 위험
"민관협의체 구성·대책 논의를"

환경단체가 멸종위기종 서식지인 함양 임천의 도시가스 공급설비 공사 현장에서 발파 작업이 진행된 데 강력 반발했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7일 임천 현장 조사 중에 공사업체 측은 발파작업이 있으니 나가라고 우리를 몰아세웠다"며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고 수생태 환경이 우수한 하천 현장을 폭파하겠다니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발파로 인한 결과가 이후 수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함양 유림면~산청 금서면을 잇는 도시가스 설비공사를 하면서 임천 서주보 아래 가스관을 묻는 공사를 하고 있다. 실드라는 원통을 땅속에 밀어넣고 토사를 밀면서 굴착하는 소위 '세미실드' 공법을 적용 중인데, 지난해 10월 이 작업 과정에서 장비가 암반에 막히면서 석분이 유출, 하류까지 희뿌연 물이 흘러드는 등 하천 오염 가능성이 대두된 상태였다.

▲ 함양 임천 도시가스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석분으로 물이 희뿌옇게 된 모습.  /진주환경운동연합
▲ 함양 임천 도시가스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석분으로 물이 희뿌옇게 된 모습. /진주환경운동연합
▲ 9일 촬영한 공사 현장. /진주환경운동연합
▲ 9일 촬영한 공사 현장. /진주환경운동연합

이런 와중에 임천 바닥에 있는 장비를 끄집어내기 위한 발파 작업까지 7일 진행됐다. 이 사실을 인지한 환경단체와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며 가스공사에 폭파 중단을 요청했지만, 가스공사 측은 이 공사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데다 경찰의 허가를 받은 점, 이미 화약을 장전한 점 등을 근거로 발파를 강행했다.

환경연합은 "7일 현장 조사 결과 임천 아래는 석분 슬러지가 침전되어 쌓여 있었다. 이 슬러지는 물고기 아가미 호흡에 치명적인 것은 물론, 부착조류에도 영향이 있어 수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 서식지는 임천 인근이 유일하다. 낙동강환경청과 함양군, 가스공사는 주민,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하천 생태계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이후 대책을 세우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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