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술자리 여파 비난 봇물
팀 성적·프로야구 인기 추락
'마산고 전국 우승'지역 위안

올해 경남 야구는 프로야구와 아마야구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프로야구에서는 NC다이노스가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지만 '외부인 술자리' 사태로 추락했으며, 아마야구에서는 마산고등학교가 협회장기에서 우승하며 지난해 김해고등학교에 이어 전국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외부인 술자리 사태 '리그 가치 하락' 등 우려 = NC 박석민·이명기·권희동·박민우는 지난 7월 서울 원정 숙소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하면서 외부인과 술자리에 함께했고 얼마 후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구단의 침묵은 사태를 키웠다. 허위 진술로 선수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는 구청의 보도자료가 나오고서야 대표이사와 박석민의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상황은 악화한 후였다.

KBO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KBO는 NC에 이어 두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긴급 이사회에서 전반기 잔여 경기 중단을 결정했다. 절차상 문제는 없었지만 정지택 KBO 총재가 이사회 초반 NC·두산 선수를 교체해 경기를 강행하도록 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모습을 보였다.

NC는 외부인 술자리 사태로 선수 출장정지, 대표 사퇴 등 홍역을 치르면서 리그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밖으로는 리그 중단 원인 제공과 야구팬 실망·질타, '말썽 구단' 인식 강화 등 수난을 겪었는데,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올해 안방경기 총 관중 수 8만 2192명, 평균 관중 2417명이었지만 사태가 터진 후에는 총 관중 수 4만 6097명, 평균 관중 1213명에 그치는 등 외면 받았다.

KBO리그도 타격이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이 3승 4패,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리그 인기는 추락했다. 지난해 평균 0.8%대였던 중계방송 시청률은 올해 후반기 0.5%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 전 좌석을 100%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구역으로 운영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2경기에서만 매진됐다.

프로야구 인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매년 정규시즌 개막 직전 발표하는 프로야구 관심도에서 올해는 전국 성인 1000명 중 34%만이 관심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9년간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연령별로 18~29세에서는 26%만이 관심을 뒀다. 이와 함께 18~29세에서 NC 팬은 3%에 그쳤다.

이번 사태로 NC와 KBO가 리그 가치 하락, 젊은층 이탈을 부채질하지 않았는지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 8월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마산고 야구부./마산고
▲ 8월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마산고 야구부./마산고

◇'전국대회 우승' 지역사회에 자신감 = 기분 좋은 소식도 있었다. 마산고가 8월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1996년 제48회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마산고는 25년 만에 전국대회를 제패했다.

지난해 김해고가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2년 연속 도내 고교야구팀이 전국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고교야구 부흥기를 알렸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지역사회에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줬다. 동문뿐 아니라 지역민 모두가 기쁨을 나눌 일이었다.

아마야구와 프로야구는 선순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야구용품과 구단 물품 등을 유소년 야구부에 전달한 NC는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지난해와 올해도 금액은 줄었지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 구단이 있어 좋은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지 않았으며 오히려 타지 선수들이 경남으로 오는 유인이 됐다. 마산고도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외부인 술자리 사태로 실망한 팬들이 NC에 관심을 두도록 불을 지피는 등 보답했다.

2022년에도 아마야구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고교야구의 경우 도내에는 김해고·마산고·마산용마고·밀양 TKBC(밀성고)·양산 물금고·합천 야로BC 등 6곳이 있다. 지역 라이벌인 마산고와 마산용마고는 내년에도 경상권 정상 자리 등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해고,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경상권A)에서 3위를 기록한 물금고는 상위권 진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TKBC와 야로BC는 하위권 팀의 반란을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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