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예술극단 〈술래야 놀자〉
29·31일 통영시민문화회관
"경남 고유 자원 토대로 기획"

22일 오후 7시가 넘은 시각, 사천시문화예술회관으로 경남지역 연극인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사천 극단 장자번덕을 비롯해 김해와 거제·창원·통영 등 극단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경남예술극단' 공연 연습에 참가한 것이다.

사천시문화예술회관은 장자번덕이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돼 공연장과 연습실 지원을 받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이규성(통영 극단 벅수골), 하미연·천예서(거제 극단 예도), 차영우(창원 극단 고도), 정주연(김해 극단 초콜릿나무) 등 10명 남짓 배우들이 지난 11월 말부터 매일 연습하고 있다. 다른 지역 배우들에게 사천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지만,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편도 1시간에서 1시간 20분 넘는 거리를 달려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배우들은 연극 연출을 맡은 이훈호 장자번덕 대표 지도를 받으며 부분 장면만 따로 연습했다. 연습 작품 이름은 <술래야 놀자>(정혜윤 작, 이훈호 연출).

일제강점기 이주 어촌 오카야마(통영 도남동 발개마을)를 배경으로 일본인 소년과 조선인 소녀 이야기를 그린 초연작이다.

▲ 경남예술극단 정기공연 <술래야 놀자> 공연을 앞두고 배우들이 22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경남예술극단 정기공연 <술래야 놀자> 공연을 앞두고 배우들이 22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이훈호 연출은 장면마다 배우 동선을 확인하며 연기 지도를 했고, 그에 따라 배우들은 연습을 이어갔다. 같은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도 배우들 표정은 밝았고, 연습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 연출은 "일제강점기에 통영 발개마을에 일본인 거주촌이 있었다"며 "아픈 역사적 흔적을 바탕 삼아 일본인 소년과 조선 소녀의 애틋한 연분, 해방 이후 소년이 일본으로 쫓겨나게 되면서 두 사람이 이별하는 과정 등을 풀어낸 연극이 <술래야 놀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러 지역에서 활동 중인 배우들이 한데 모여 연습 일정을 짠 뒤 연습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하는지 고민 끝에 제작된 작품인 만큼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종필 한국연극협회 사천지부장은 "경남만의 고유한 자원을 토대로 지역성 있는 작품이 기획됐다"며 "지금까지 경남예술극단은 경남연극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돼 왔다. 우리 동네 이야기를 동네 연극인이 계속할 예정인 만큼 예술극단 행보에 많은 관심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보현 경남예총 회장이 제작하고, 고능석 경남연극협회장이 예술감독을 맡은 작품인 <술래야 놀자>는 경남예술극단 22번째 정기공연이다. 여기에는 배우 9명과 악사 3명, 스태프 20여 명이 참여한다.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과 오는 31일 오후 3시 김해 진영한빛도서관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공연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다.

공연은 한국예총 경남연합회와 통영시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와 경남예술극단이 주관한다.

자세한 내용은 통영시민문화회관(카톡 문의 asea99), 진영한빛도서관 공연장(055-322-9004)으로 문의하면 된다.관람료는 전 좌석 무료.

☞경남예술극단은?

경남지역 극단별 연극인들이 모여 있는 연합단체다. 자발적으로 한데 모여 지역별 문화자원을 활용해 창작극을 제작하고, 매년 도내 시군을 돌면서 순회공연을 한다. 도민에게 우수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2001년 창단했다. 그해 연극 <어둠의 전설> 공연을 시작으로 극단이 연합하거나 한 극단이 주체가 돼 각 시군에서 공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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