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측면에서 경제 한 축 담당
수소산업 중심 협업 성공 열쇠
서부 소외·부산 쏠림 설계 중요
행정 통합은 역효과 더 많을 것

안권욱(57·사진) 지방분권경남연대 공동대표는 경남도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포럼 위원 등 여러 일을 맡고 있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분야 전문가다. 부울경 메가시티와 같은 특별지방자치단체 국외 사례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애초 목적대로 수도권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권역이 될 수 있을까. 안 대표는 이 질문에 '될 수 있다' 아닌 '돼야 한다'고 표현했다.

"수도권처럼 성장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규모의 경제(부울경 전체 인구 790만 명) 측면에서 봤을 때 나름 대한민국 또 다른 경제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경남·부산·울산은 하나의 생활 권역을 만들기 위해 광역철도망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하나, 산업 측면에서 각자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겹치는 분야에서는 경쟁 아닌 협업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안 대표는 이 점에서 '수소경제'를 강조했다.

"미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에너지다. 수소가 그 중심에 있다. 경남·부산·울산은 수소 경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서부·북부 경남 지역민은 "결국 창원·김해·양산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어 우리 지역은 지금보다 더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낸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내세우지만, 정작 경남 내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산 쏠림 현상'도 거론된다.

"이분들 염려를 경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 어떻게 끌어안고 발전 전략을 세울지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야 한다. 다만 경남 주력 산업은 연결돼 있다. 서부지역이 제조업과 같은 주력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창원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가야 다른 지역 경제도 함께 커나갈 수 있다. 부산 블랙홀? 그럴 수 있기에 설계를 잘해야 한다. 세 지역이 산업의 분화, 각자 역할을 어떻게 더 또렷이 할 수 있을지를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세 지역은 집행부·의회 구성을 어떻게 할지 고심 중이며,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는다. 안 대표는 이를 '특별지방자치단체 실질적인 작동' 측면에서 바라봤다.

"각 지자체는 자기 지역 이해를 대표하는 이익 집단과 비슷하다. 서로 밀고 당기다 보면, 부울경 메가시티는 원래 목표했던 것보다 떨어지는 수준이 될 수 있다. 산고 과정을 어떻게 해결할지 의문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광역연합은 6개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거기는 의회 의원을 직선으로 뽑는다. 주민 대표인 의회가 갈등 조정 역할을 다한다. 우리도 제대로 된 협력 기능을 작동하려면 의회를 주민 직선으로 구성해야 한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궁극적으로 행정통합까지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다중심 거버넌스(협치)가 경제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역효과가 더 많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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