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식·강지우·정우빈 맹활약
회장기 정상 등 각종 대회 두각
상승세 이을 새 얼굴 발굴 과제

24일 오후 4시께 진주 봉원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양궁 연습장. 연습장에 들어서니 소년 궁사들이 모여 있었다. 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은 일찌감치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고, 학원에 다녀온 학생들은 책가방을 내려놓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 활기를 띠던 연습장이 시위를 당길 때만큼은 엄숙해졌다. 시위를 떠난 살이 저 멀리 과녁으로 날아들었다.

2005년 창단한 봉원초교 양궁부는 여초부로 운영되다 남초부로 전환한 2018년 이래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4월 제55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양궁대회(비대면)에서 남자부 단체전 2위, 개인 종합에서 이구식(6학년)과 강지우(6학년)가 각각 3·5위를 차지하며 한 해 선전을 예고했다.

7월 제32회 전국초등남녀양궁대회 겸 제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이구식은 개인전에서 20m 금메달을 포함해 개인종합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단체전(경남 연합팀) 은메달을 따내는 데 앞장섰다.

10월 경남초중학생종합체육대회에서는 봉원초교가 단체전, 개인 종합, 35·30·25·20m 등 6개 전 종목에서 1위를 석권하며, 남자 양궁부가 있는 도내 4개 학교(봉원·김해 장유·창녕·창원 경화초교) 중 정상에 올랐다.

백미는 이달 열린 제33회 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양궁대회였다. 봉원초교는 단체전에서 이구식·강지우와 함께 홍도근(5학년)·정우빈(6학년)이 총점 4134점을 합작해 4102점인 대전서부초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는 등 금 5개, 은 2개, 동 1개를 땄다. 대전서부초교에 번번이 밀려 단체전 2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보기 좋게 누르며 경남을 넘어 전국 정상에 올랐다.

▲ 진주 봉원초등학교 양궁부 선수들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류민기 기자
▲ 진주 봉원초등학교 양궁부 선수들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류민기 기자

봉원초교 양궁부 황금기를 이끄는 선수는 강지우·이구식·정우빈 등 6학년 3인방이다. 이들은 모두 3학년 때인 2018년 양궁에 입문했다. 정우빈에 이어 친구인 강우식과 이구식이 양궁부에 들어왔고, 이들은 3년 후 봉원초교 양궁부를 전국에 알렸다.

현재 봉원초교 양궁부는 6학년 3명, 5학년 4명, 4학년 3명, 3학년 2명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5학년 홍도근이 회장기에서 6학년 선수들을 제치고 30m 금메달을 따 내년에도 활약이 기대되지만, 6학년 3인방이 졸업하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았다.

교기가 양궁인 봉원초교는 선수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학기 중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양궁체험교실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황지형 감독교사와 김은정 코치가 유망하고 경쟁력 있는 재목을 찾아내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부모 동의를 거쳐 양궁에 입문시킨다. 양궁부는 학기 중 평일 오후 7시까지 훈련한다. 방학 기간에는 강화 훈련을 통해 선수 개개인별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등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황 감독교사는 "학교에서 양궁부에 관심이 크고 교육청·교육지원청에서도 훈련비가 나온다"며 "이번에 진주시양궁협회가 생겨 학생 선수들에게 패딩을 맞춰줬는데, 지역사회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코치는 "특히나 올해 좋은 성적을 내서 양궁부가 더 알려지고, 또 양궁을 하려는 학생이 많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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