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프 이주민 정책 학술회의
국내 외국인, 인구 5% 차지
"일상 문화 포괄할 정책 필요"

창원에서 열린 '문화다양성축제 맘프(MAMF·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2일 창원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문화다양성 존중도시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유럽, 일본, 대만의 문화다양성 현황과 상호문화도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앞으로 문화다양성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230만 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 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일구려면 문화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 학술회의가 개최된 시발점이 됐다.

한건수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도시 지속가능발전과 문화다양성 증진 방안을 제시했다. 한 교수는 "한국인과 이주민 간 다양성을 넘어서서 한국 문화 안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식하고 보호하는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문화다양성 정책 성과와 한계 그리고 정책 제언을 짚어냈다. 그는 기존 정책이 시혜적이고, 유사 사업이 중복되는 등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현실을 지적했다. 그 대안으로 지역 문화다양성 정책 구조 모형을 선보였다. 가치와 철학, 정책 시스템과 방법 그리고 문화다양성 거버넌스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 그 안에서 지역문화 다양성 정책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문화다양성 축제인 맘프가 22일부터 24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렸다. 24일 오후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다문화호러퍼레이드'나희2021'에서 미얀마팀이 공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문화다양성 축제인 맘프가 22일부터 24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렸다. 24일 오후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다문화호러퍼레이드'나희2021'에서 미얀마팀이 공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날 행사에서는 상생 가치를 실천 중인 지역 정책 사례도 소개됐다.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11.3%를 차지하는 경기도 안산시는 2008년부터 외국인주민지원본부를 설립해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외국인주민지원본부는 다문화 작은 도서관, 외국인 무료진료 보건소 등을 운영하며, 16개 국어로 상담이 가능한 지원센터도 갖추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는 외국인 주민이 많은 자치구로 꼽힌다. 서울시 구로구에서는 이중언어 동화책 보급 사업,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등을 열고,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언어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지원센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언어 장벽을 낮추는 일에 신경을 썼다. 이는 생활 전반 만족도에서 내·외국인 차이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송영호 동국대 교수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문화다양성이 아닌 일상으로서 문화를 포괄할 수 있는 정책과 교육이 있어야 한다"며 "이주민들을 시혜적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협력적 관계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 이외에도 올해 맘프는 23일 한중일 특별문화공연, 대한민국이주민가요제가 열렸으며, 24일에는 다문화호러퍼레이드와 아시아팝뮤직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철승 경남도 이주민노동복지센터장은 "맘프를 통해 소수자 문화를 보호하고, 대한민국이 많은 문화를 용광로처럼 녹이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고자 한다"며 "우리 사회가 이주민을 경제적 취약 계층으로만 생각할 뿐 그들의 문화적 권리는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반성도 하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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