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으로 스카프 만들고 벽화 그리고
어르신들께 양갱 선물하고 사물놀이도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가 내리나니라.' 일제강점기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며 한글 연구와 보급에 힘썼던 주시경 선생 말입니다.

요즘처럼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했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1990년대 한국 드라마에서 시작한 한류는 한국 화장품, 한국 음악, 한국 음식, 한국 가수, 한국 영화로, 그리고 지금 <오징어 게임> 열풍에 이르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인도네시아 한 민족은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무분별한 외래어, 줄임말, 의미 없는 합성어, 은어 사용과 학생들 문해력·어휘력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글날을 맞아 학생들이 스스로 한글 사용을 돌아보고 중요성을 깨닫는 활동이 눈에 띄네요.

▲ 통영 벽방초등학교 학생들이 한글날 맞이 글짓기 대회 후 자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통영 벽방초
▲ 통영 벽방초등학교 학생들이 한글날 맞이 글짓기 대회 후 자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통영 벽방초

◇사천 사남초교·남양중, 통영 벽방초교 한글날 행사 = 올해 민주나래학교로 선정된 사남초등학교는 575주년 한글날을 맞아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학생자치회와 함께하는 한글날 어울마당 캠페인'을 벌였다. 이번 행사는 사남초교 학생자치회 '한뜻바람'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캠페인 진행 방식과 날짜 선정, 학생 동선, 한글 관련 조사 등을 협의하고 준비했다. 참가 학생들은 한글 중요성과 위대함을 깨닫는 동시에 스스로 학교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주인의식과 민주시민의식을 길렀다.

남양중학교는 지난 8일 학생 참여 중심으로 한글날 행사를 마련했다. 훈민정음 서문 릴레이 벽화 만들기, 우리말 실천 다짐 쓰기, 룰렛 돌리기, 한글 맞춤법 퀴즈 뽑기,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한 십자 말 풀이, '한글'과 '훈민정음'을 제시어로 한 이행시·사행시 짓기 등이다.

벽방초등학교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한글 우수성과 세종대왕 훈민정음 반포 의의 등을 문학으로 담아내는 '교내 글짓기 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이번 대회로 한글 우수성, 세종대왕 훈민정음 반포 의의뿐 아니라 평소 국어 시간과 관련이 깊은 주제로 산문을 창작하며 창작이 가진 즐거움을 경험하고 문학적 감수성을 높였다.

"행사에 참가하면서 평소 알던 단어 대부분이 맞춤법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앞으로 한글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책을 많이 읽어 어휘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사남초교 학생)

▲ 우리말 쓰기 실천 다짐을 하는 사천 남양중학교 학생들. /사천 남양중
▲ 우리말 쓰기 실천 다짐을 하는 사천 남양중학교 학생들. /사천 남양중
▲ 한글날 어울마당 행사에 참여한 사천 사남초등학교 학생들. /사천 사남초
▲ 한글날 어울마당 행사에 참여한 사천 사남초등학교 학생들. /사천 사남초

◇창원 마산여중 한글사랑 독서 행사 = 마산여자중학교는 10월을 독서의 달로 정하고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생활 속 올바른 한글 사용을 권하고자 독서 행사를 열었다.

올해 독서의 달 주제는 '한글 피어나다'이다. 세종임금 훈민정음에 담긴 자주, 실용, 백성을 향한 사랑을 느껴보기 위한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 낭독, 훈민정음 스카프 만들기, 한글 24자를 활용한 초성으로 도서관 책 찾기, 가을날 나에게 보내는 편지, 자음·모음 퀴즈 등 독서 행사도 마련했다.

지난 8일에는 중학교 2학년 국어-한문 교과와 연계한 융합 수업에서 훈민정음 창제 원리와 우리 글자 독창성을 체험 활동으로 알아봤다.

"우리 글이 있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훈민정음 창제와 한글을 지키기 위한 조상의 노력을 생각하니 한글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친구들과 훈민정음을 낭독하고 스카프를 만들다 보니 훈민정음이 더 친숙해졌어요." "어떤 문자보다 빠르게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우리 한글이 대단하다 생각했어요."(참가 학생들)

▲ '한글 피어나다'를 주제로 독서의 달 활동을 하고 있는 마산여자중학교 학생들. /마산여중
▲ '한글 피어나다'를 주제로 독서의 달 활동을 하고 있는 마산여자중학교 학생들. /마산여중

◇밀양동강중 이웃사랑 행복한 나눔 행사 = 밀양동강중학교는 지난 12·13일 한글날 어울림 행사와 연계해 학생들이 직접 팥묵(양갱)과 수제 과자, 약과를 준비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행복한 나눔 행사를 벌였다. 이날 학생들은 직접 마련한 선물을 산내면 복지회관과 경로당, 지역 기관에 전달하며 훈훈한 정을 나눴다.

밀양동강중은 매년 한글날 행사를 열고 지역 주민들과 한글사랑 뜻을 모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한글날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었다.

온라인 지역 행사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렸으며 한글날 바로 알기 북아트·공예키트(LED 무드등·휴대전화 액세서리) 배부, 온라인 퀴즈, 훈민정음으로 사행시 짓기, 한글 도깨비(히읗) 배지 나눔 등을 진행했다. 지난 11일에는 학생들이 학교 내 꿈마중학교 공예방에서 이웃에게 전달할 팥묵(양갱), 수제 과자, 약과를 만들기도 했다.

"양갱은 처음 만들어봤는데 양갱을 지역 어르신들께 선물해 작은 정성이지만 힘이 되어드린 것 같아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3학년 학생)

◇양산 웅상초교 사물놀이 온울림부 발표 = 웅상초등학교는 한글날인 지난 9일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사물놀이 온울림부 발표회를 했다. 이번 발표회는 경남도교육청 '놀자! 즐기자! 함께하자! 학교 예술교육 발표회' 사업 하나로 이뤄졌다.

2019년 창단한 웅상초교 사물놀이부는 평소 '토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연은 영남사물놀이를 편곡해 10분 정도 연주했으며, 학생들은 고개를 열정적으로 흔들며 악기와 한 몸이 되어 끼를 발산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신명나게 했다.

"토요일마다 학교에서 사물놀이를 배우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막상 공연을 하니 뿌듯하고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6학년 학생)

"특히 한글날에 이러한 사물놀이 발표회를 열어 학생들이 우리 글과 우리 문화를 더 깊게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위종건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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