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 산업·지역경제 몰락 우려
"산업은행 자본논리 매각 강행"
문재인 대통령 철회 결단 촉구

변광용 거제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변 시장은 15일 문 대통령에게 쓴 공개서한에서 "대우조선 매각은 지역 경제 침체와 대한민국 조선산업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위험한 판단일 수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변 시장은 대우조선이 이대로 매각되면 대우조선과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전후방 산업 동반 몰락과 대량 실업 등으로 거제를 비롯한 경남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거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변 시장은 대우조선 노동조합을 비롯한 노동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해왔다.

앞서 정부 금융기관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019년 1월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현물 출자 방식으로 넘기는 매각 계획을 내놨다. 양측은 그해 3월 본계약을 맺었다. 이후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이 대우조선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경쟁 당국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등 2년 넘게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변 시장은 자본시장 논리로 대우조선 매각을 밀어붙이는 산업은행 행태를 비판했다. 변 시장은 "산업은행은 지역 경제와 시민 삶에 깊은 고민 없이 대우조선이라는 짐을 빨리 털어버리려고만 한다"며 "자본 논리로만 무장된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경남도민과 거제시민 삶의 문제, 지역 경제 문제 등에 대한 고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정치권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 시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거제에서 발표한 'K조선 재도약 전략'을 언급하며 대우조선이 이 전략 안에서 조선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기회를 다시 찾고, 경남 경제의 든든한 성장 동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변 시장은 대우조선 매각 철회와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로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기업 가치가 매각 발표 때보다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 등을 꼽았다.

변 시장은 특히 "대우조선 '주인 찾기'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 산업은행 방식은 아니다. 시간을 갖고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며 "(대통령이) 매각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거제시의회도 장기간 답보 상태인 대우조선과 한국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를 두고 지난 10일 '대우조선 매각 관련 공정위 심사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승인 결정을 요구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을 인수·합병하고자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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