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의원 성평등 입법활동↑
생태·생명 중심 의정 이끌어
지연·학연 청탁과 거리 두기

여성 시의원의 양적 확대는 양성평등 의제 확산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17년 10월 발간한 <2018년 지방선거 여성정치참여 확대방안 연구>에서 "여성의 양적 대표성 확대가 실질적 대표성 확대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여성 의원 비율이 높은 지역의 광역의회에서 남성 의원들의 여성 관련 입법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여성 의원 비율이 높은 광주시의회에서는 남성 의원들 역시 여성 의원들 못지않게 (양성평등)조례안을 발의하는 등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의원의 적극적 의정활동이 양성평등 관련 의제에 대한 의원 간 소통을 유발하고 이 주제에 민감성과 친밀성이 확산돼 남성 의원들의 여성 관련 주제 입법활동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이 '여성 정치인 효과'는 개발·토건 중심의 의정활동을 넘어 생태 정치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광주시의회 여성 의원들은 광주시의 고층아파트 주거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고층아파트 중심 주거정책은 누구나 쐴 수 있는 바람길을 막아 열섬현상을 심화하고, 시민 누구나 어디서든 바라볼 수 있는 무등산을 못 보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통풍권, 조망권을 넘은 평등권 문제에 관련한 지적으로 남성적 정치지향에 날카로운 견제들이다.

여성 정치인들이 대거 탄생해야 남성 정치인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를 들면 지역으로 갈수록 혈연·지연·학연 등에서 남성정치인이 자유롭지 못하다. 부탁을 가장한 청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여성 의원들이 보고 있다'는 풍토가 공고해지면 자연스럽게 '아니요'라며 청탁 거절을 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는 설명이다.

박미정 의원은 "언제까지 물질만능 경쟁시스템을 추구해야 하나. 생명과 살림을 살피고 시각의 전환을 하는 것이 여성들이다. 정치에서는 여성적 시각이 부족하다.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생명정치가 보태져야 문명사적 대전환이 가능하다. 또 다른 성들이 고루고루 있을 때 서로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 여성 정치인들은 흔히 말하는 술·밥 문화에서도 자유롭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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