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사라질 기미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교만함을 꾸짖는 조물주의 준엄한 회초리일까. 코로나 이전 삶을 반추해 본다.

우리 삶은 늘 고달팠고 팍팍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우리가 살아왔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톨스토이는 그의 단편집 <세 가지 질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기억하시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오"라고.

그러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먼저, 가족의 소중함이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를 흩어지게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어 버렸고 부모나 가족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명절이 되어도 만날 수 없었다. 최근 한 시장조사 전문기업 설문에서 '일상생활이 불안할수록 가족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79.6% 나왔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가족을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된 것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두 번째로 일상의 소중함이다. 딸아이는 올해 대학생이 되었지만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이나 학과 모임은 없었다.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캠퍼스 낭만을 즐길 거라는 어쩌면 당연한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어쩌다 한 번씩 대면수업이 있는 날이면 마스크를 쓴 채 민얼굴을 본 적이 없는 어색한 친구들을 만나야 했다.

세 번째로, 지구의 소중함이다. 코로나19는 어쩌면 기후 위기이고 환경파괴 결과물이 아닐까? 역설적이게도 인간 활동이 멈추는 순간, 지구는 살아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생태환경 교육의 대전환'을 주창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남교육청발 나비효과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것의 소중함이다. 가족, 건강, 사랑, 희망, 꿈 등 사람마다 소중함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겠다. 이제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 소중한 것을 어떻게 대하며 다룰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소중한 것을 빼앗긴 지금, "당신은 호미를 쥐고 부드러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땀을 흘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시인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희망을 노래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