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구단 창단·유소년 지원 혜택
마산고 전국대회 우승 결실 낳아
지난해는 김해고·NC도 정상에

경남야구가 다시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해 김해고등학교가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하고 NC다이노스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거둔 데 이어 올해 마산고등학교가 협회장기 정상에 오르면서 아마·프로야구에서 부흥기를 맞고 있다.

◇25년 만에 전국대회 제패 = 마산고는 15일 오후 1시 강원도 횡성군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광주동성고를 9-3으로 꺾고 우승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마산고는 32강전에서 광주제일고를 9-6, 16강전에서 군산상고를 6-1, 8강전에서 서울 덕수고를 13-6, 4강전에서 경기항공고를 9-8로 누른 데 이어 이날 결승전에서 광주동성고를 이기고 협회장기 정상에 올랐다.

1942년 창단한 마산고 야구팀은 1994년 제46회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고 1996년 제48회 화랑대기를 제패한 이후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0년대 들어서도 2013년 황금사자기·봉황대기 준우승, 2019년 협회장기 3위를 차지하며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 협회장기에서 정상에 서며 25년 만에 전국대회를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마산고는 고윤성 감독이 2017년 12월 부임한 뒤 매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준 고 감독의 지도 철학이 협회장기 우승으로 이어졌다. 수도권 팀과 비교했을 때 인프라 등에서는 열악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상쇄했다. 고 감독은 "학생 야구는 대회 분위기나 선수들 컨디션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팀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 체력을 끌어올렸던 점이 잘 맞아떨어져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마산고가 지난 15일 강원도 횡성군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광주동성고를 9-3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날 경기에서 마산고 신용석이 홈런을 때려낸 뒤 환호하고 있다. /마산고
▲ 마산고가 지난 15일 강원도 횡성군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202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광주동성고를 9-3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날 경기에서 마산고 신용석이 홈런을 때려낸 뒤 환호하고 있다. /마산고

◇경남야구 부흥기 잇는 불쏘시개 역할 = 마산고의 협회장기 제패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2013년부터 열린 협회장기는 수도권 팀의 전유물이었다. 대회가 취소된 2016·2017년을 제외하고 2013년 서울 덕수고, 2014년 경기고, 2015년 인천 동산고, 2018년 서울고, 2019년 서울 배명고, 2020년 덕수고의 우승으로 끝이 났지만 올해 처음으로 비수도권 팀인 마산고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8강전에서 전년도 협회장기 우승팀인 덕수고에 콜드승을 거둔 점이 압권이었다.

경남야구는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김해고가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우승, 프로야구에서 NC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NC가 '외부인 술자리' 사태로 야구팬에게 실망을 안기고 KBO리그 중단 등 피해를 주면서 타격을 입었다. 마산고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찬물을 뒤집어쓴 경남야구에 다시 불을 지폈다.

여기에 22일까지 열리는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마산용마고가 8강전에 진출했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된 제7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도 마산고가 16강전, 마산용마고가 32강전에 진출한 상황이다. 21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릴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예정된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등 도내 고교야구팀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마야구는 NC 창단 시점과 맞물려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매년 야구용품과 구단 물품 등을 유소년 야구부에 전달한 NC는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지난해와 올해도 금액은 줄었지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2년간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선수·코치가 리틀·초중 야구부와 접촉하면서 기술을 전수해왔으며, 주니어 다이노스 스프링 챔피언십, 주니어 다이노스 윈터 파이널 고교야구대회 등을 유치해 풀뿌리 야구를 육성하고 있다.

고 감독은 "프로구단이 경남야구에 관심을 두니까 인지도도 높아졌고 수준도 예전보다 올라갔다"며 "지역 구단이 있어 좋은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지 않고 남아 있고, 타 지역 선수들이 경남으로 오는 유인이 된다. 그 자체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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