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31% 이르는 65세 이상 대상 영구임대형 100가구 보급
주거약자 위한 안전망 확충…같은 건물에 사회복지관 운영
강좌·노후 심리상담 등 지원…공동체 형성·실버일자리 제공

고성군이 경남에서 처음으로 공급한 '공공실버주택(100가구)'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사례로 꼽힌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성군 전체 인구(5만 1361명) 가운데 만 65세 이상은 31.3%(1만 6095명)에 이른다. 2010년(22.8%)과 비교하면 고령화 속도는 빠르다.

고성군 인구 평균 나이는 51.7세로 경남 평균(43.9세)보다 훨씬 높다.

고성군 관계자는 "지역의 고령화 추세와 전월세로 거주 중인 독거 노인 등이 많은 점을 고려해 공공실버주택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주거비 낮추고

고성군 공공실버주택은 영구임대형이다. 만 65세 이상 무주택자이면 입주할 수 있다. 생계급여·의료급여 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이 우선이다.

13층 규모로 지어진 실버주택은 1인실(전용면적 21㎡)과 2인실(37㎡) 두 가지 형태다. 85가구(4월 14일 기준)가 입주했는데, 부부는 2인실을 임차했다. 최상층 2가구는 재난·긴급 상황에 대비해 이재민 임시 거처로 활용하고자 비워뒀다.

생계·의료 수급자는 1인실을 보증금 178만 7000원에 월 임대료 3만 5540원, 2인실을 317만 6000원에 6만 3160원을 내고 살 수 있다.

▲ 고성군 공공실버주택 내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노인 정서지원 프로그램.   /고성군종합사회복지관
▲ 고성군 공공실버주택 내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노인 정서지원 프로그램. /고성군종합사회복지관

전년도 도시노동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액 50% 이하인 입주민은 각각 1002만 4000원에 8만 4640원, 1750만 2000원에 14만 7790원으로 임차할 수 있다.

입주 자격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바로 옆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고성서외 행복주택(200가구)과 비교하면 보증금 규모가 적다.

고령자 가구 중에서도 주거약자용(26㎡) 입주민은 1482만 원 보증금에 월 7만 2860원 임대료를 내야 한다. 36㎡형에 입주한 고령자 가구는 2052만 원에 10만 890원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실버주택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것인 만큼 보증금과 임대료를 최대한 낮추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공동체 살리고

고성군 실버주택이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건물 내에 고성군종합사회복지관(2층)이 있다는 점이다.

복지관은 입주민을 위해 다양한 공동체(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입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복지관은 매주 수·목·금에는 150여 명을 대상으로 실버놀이, 노래교실, 요가·필라테스, 스마트폰 사진교실, 라인댄스 등 6개 강좌를 연다.

'마음톡톡'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노후 생활, 웃음·미술·원예·음식·음악 등 활동 치료, 책놀이터, 사회인식개선 교육, 찾아가는 심리상담소도 운영하고 있다.

실버주택 3층 옥외 공간에는 야외 텃밭이 있다. 입주민 12명이 동아리를 꾸려 고추, 상추, 방울토마토, 머위, 부추 등을 가꿔 공동으로 나눈다. 고성군은 옥상녹화사업을 추진해 텃밭을 더 넓힐 계획이다.

▲ 고성군 고성읍 교사리 100가구 규모 실버주택 전경.   /고성군
▲ 고성군 고성읍 교사리 100가구 규모 실버주택 전경. /고성군

복지관 관계자는 "입주민은 대부분 서로 모르는 사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마다 참여율이 높다"며 "만족도도 그만큼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실버주택 입주민을 위한 일자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임대주택 내 고성시니어클럽은 카페와 식당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데, 입주민을 위한 반찬 포장·배달을 검토하고 있다. 인근 주민 누구나 카페와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정미향 시니어클럽 관장은 "카페에는 8명, 식당에는 16명을 고용할 예정"이라며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스스로 자립하고 참여하며 보람을 느끼는 공동체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군 관계자는 "대부분 홀로 살고 계시던 노인들이라 처음에는 비밀번호를 누르는 방법 등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차츰 적응하고 있다"며 "단순히 거주하는 게 아니라 마음 편히 살 수 있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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