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공중화장실에는 휴지통을 두지 않는 문화가 확산되었고, 일반 가정에서도 화장지를 사용한 후 바로 변기에 버리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 물론 악취 발생 예방 등 위생상 좋은 취지로 법률이 개정됐다고는 하나 공공하수처리시설(이하 '맑은물순환센터')을 운영·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지는 물에 젖은 상태로 하수관로에 들어오더라도 하수 이송에 큰 지장이 없으나 물티슈는 그렇지 않다. 국민들이 가장 쉽게 사용하는 물품 중 하나가 물티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물티슈로 뒤처리 후 변기에 바로 버리면 아파트나 각 가정 배관이 막힐 우려가 있다. 막히지 않고 하수관로로 고스란히 이송되더라도 결국 펌프장 시설에 도달하면 펌프장에 설치된 수중 펌프에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김해시는 지역 특성상 평야인 관계로 각 맑은물순환센터로 하수를 이송하고자 맨홀펌프장과 중계펌프장이 많이 설치돼 있다. 김해 전역에 설치되어 있는 맑은물순환센터는 500㎥/일 이상 시설이 9개소, 500㎥/일 미만 시설이 18개소로 총 27개소다.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맑은물순환센터로 이송하고자 중계펌프장이나 맨홀펌프장이 전체 187개소에 설치돼 있다.

만약 맨홀펌프장에서 이송펌프 기능 상실로 하수가 제대로 이송되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돼 있다. 물티슈는 물에 풀어지지 않고 하수 이송 펌프 주요 부품인 임펠러에 끼여서 모터 과부하를 초래해 고장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하수 속에 포함된 각종 이물질이 이송되지 않고 물티슈와 함께 쌓여 배관이 막혀 하수가 역류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맑은물순환센터는 맨홀펌프장에서 펌프 이상 발생을 인지하고 현장에 출동해 조치하는 데 2~3명 이상 인력과 많은 시간이 걸린다. 모터 과부하로 고장이 발생해 설비를 교체할 경우에는 예산이 수반되는 것이므로 결국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것이다.

화장실에서는 반드시 화장실용 휴지 사용과 함께 변기에는 절대로 물티슈를 버리지 않는 실천만 해 주더라도 이러한 부분이 많이 해소되고 지역 하천 수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 평상시 물을 아껴서 사용하는 생활 습관도 실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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