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4월 2일 자 13면 '오거리'에서 '우리는 세월호를 노랑노랑해' 프로젝트 펀딩을 소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표 작가 신주욱 씨가 기사를 접하고 경남도민일보에 그림과 글을 보냈습니다. 작가 뜻과 프로젝트 의미를 그대로 살려 전합니다.

☞ 우리는 세월호를 노랑노랑해 프로젝트 펀딩 바로가기

 

"진실의 세월은 아직 멀리에 있는가?"

세월…, 그 7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보냈습니다. 몸이 부서지고 정신이 혼미하여도 잊지 않았고, 생각하고 또 그리워했던 우리의 노랗고 노랗던 세월은 이제 애간장이 다 녹아 검디 검은 쓴 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와 우리의 삶은 혹독한 겨울을 지나 세상 가득 유채가 만발한 새 봄에 와 있지만, 아직 우리의 시간은 그 세월에 멈추어 단 한 발자국도 잊어내지 못하고 눈물과 피눈물이 섞여 말라버린 소금기둥처럼 우두커니 서서 그저 7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실의 삶이 이다지도 지독한 것이었다면 그저 잊어보려 노력도 했을텐데, 하늘과 땅이 맺어준 인연으로 이렇게 잊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같은 길을 맴돌고 있는 우리들의 세월은 노랗게 노랗게 짙어져만 갑니다. 그리고 지금, 아무것도 없는 벽에 붓을 대어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다보면 생각이 날까? 아름답던 그 얼굴 과 손과 발이 생각이 날까? 그토록 만져보고 부벼보고 싶던 유채꽃같던 7년의 세월. 아이들이 노래부르고 뛰어 놀며 춤추던 이 봄에 유독 노랗게 노랗게 그립습니다.

마치 어제의 일처럼 또렷한 세월의 기억, 사진처럼 현실처럼 그려내고 싶지만 너무 아파 제대 로 그릴 수 없었던 세월의 모습을 이젠 조금씩 그려보려 합니다. 세상이 세월을 정말 오래오 래 기억할 수 있도록 예쁘고 예쁘게 쓰고 그리려 합니다. 4월의 이 제주, 유채가 만발한 작금의 노랑노랑은 이렇게 아프지만 우리는 이 노랑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토록 너무한… 아직 세월의 진실은 멀리에 있는가?"

 

☞ 신주욱 작가 / 일러스트레이터, 퍼포먼스아티스트, 작가, 패션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그리고 당신의 친구. 현대인들의 세상을 느리고 낭만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토로 아트웍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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