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안학교 2곳을 찾았다. 이달 초 개교한 남해보물섬고와 지난해 3월 개교한 김해 금곡무지개고였다. 두 곳 다 사립학교가 아니라 공립학교다. 기존 창원 태봉고 등 공립 대안학교와의 차이점은 민간위탁형 학교라는 점이다. 남해보물섬고는 남해 상주학원이, 금곡무지개고는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민간 수탁자로 돼 있다. 민간에서 학교에 관여하는 부분이 적어서 실상 다른 공립 대안학교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남해보물섬고는 학교 공사가 늦어지면서 개교도 늦어졌다. 2016년 시작한 학교 설립 추진은 지난해가 돼서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개교한 지 얼마 안 돼 12일에 찾아간 학교 일부 공간에는 아직 집기가 비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왜 개교가 늦어졌을까. 학교 설립에 주민 반대가 컸다고 했다.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 탓에 학교 부근 곳곳에 반대 플래카드도 내걸렸다고. 그런 탓인지 도내 곳곳에서 온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이 마을 주민을 만나는 일이었다. 학생들은 이제 이곳에서 생활하게 됐다고 마을 주민에게 손편지와 함께 떡을 돌렸다. 그러자 마을 어르신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고, 안도의 마음도 표출했다고 한다. 불안한(?) 청소년이 아니라 손녀, 손자처럼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스스로 학교에 대한 편견을 경험하기도 했다. 두 학교 교장은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남해보물섬고에서는 일반 교사가 학교 안내를 해주신다고 생각했지 교장인 줄 몰랐다. 금곡무지개고는 교무실 여러 교사 자리 중 하나가 교장 자리였다. 교장실을 찾다가 교무실에서 일어나는 교장을 보게 됐다. 수평한 자리 배치라고 여겨졌다. 금곡무지개고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보드를 타거나 피아노를 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학교에 다닌 지 오래된(?) 탓인지 복도에서 보드를 타는 모습은 상상해보질 못했다.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학생, 교사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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