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화 개인전 마무리 좌담회

"전시와 연출. 어떤 물건을 어떻게 해야 그럴듯하게 보이고 그런 기술적인 면도 있지만, 이 순간밖에 할 수 없는 전시를 지금 하는 거다. 미술인들끼리만 하는 전시는 재미가 없다. 어떻게 보이는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기만족이다. 저는 관람객 입장에서 만들었다. 이번 연출도 마찬가지다. 보는 사람 관점에서 모든 걸 연출한 게 큰 차이다."(최정화 작가)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5개월간 선보였던 '살어리, 살어리랏다'전이 지난 14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44일 전 도립미술관에 개인전을 차려놓고 관람객을 맞았던 1~2층 전시 공간에서 미술관 관계자, 행사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전시를 마무리했다.

최 작가는 이날 오후 1시까지만 관람객을 맞고 개인전 폐막 기념 '아티스트 토크' 행사를 가졌다. 1시에 시작해 2시 30분 정도까지 진행된 이 행사에는 현시원 시청각 대표(독립 큐레이터), 박가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장지한 미술평론가, 관람객 20여 명 등이 함께했다. 사회는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사가 맡았다.

▲ 최정화 작가 '살어리, 살어리랏다'전 아티스트 토크 행사.  /최석환 기자
▲ 최정화 작가 '살어리, 살어리랏다'전 아티스트 토크 행사. /최석환 기자

행사에선 최 작가가 생각하는 90년대 작업과 현재 작업 간 차이를 비롯해 자신의 전시 방식과 폐막 소감 등에 관한 발언이 이어졌다. 최 작가는 전시를 보여주는 방식과 관련해 참석자가 소통을 사유하는 방식이 과거와 요즘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질의하자, 앞으로 디지털 세상의 예술작업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모르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대중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티스트는 미디어이자 매개자고 중개인"이라며 "디지털 백성과 어떻게 만들지 고민 중인데, 저의 작업은 제가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전달되고 또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술관에 나온 작업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힌 참석자 발언에 대해 "제 작업은 90년대에 시작해 지금까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을 안 쓰는데도 제 걸 보고 디지털적이라고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의 제 작업은 '미끼삐끼'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작업 역시 콜라주, 아상블라주(assemblage·폐품이나 일용품 등을 모아 미술작품을 제작하는 기법)가 될 거다. 이번 전시를 즐겼다. 더하고 더해도 플러스가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첨가의 사례로서 소중한 기억을 쌓았다. 앞으로 또 이런 게 나올 거다. 예전 작업이 변형될 수도 있다. 하나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살어리, 살어리랏다'전은 지난해 10월 22일 개막 이후 지난 14일까지 5개월 동안 관람객 1만 5563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전시 연장 이후 한 달간 5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추가로 미술관을 다녀갔다고 미술관 쪽은 밝혔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에 내놨던 '인류세', '당신은 기념비입니다', '인류세와 개미', '성게' 등 작품 8점을 도립미술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립미술관 관계자는 "도립미술관 기증작품으로 적합한지 기증심사위원을 위촉해서 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시 주제에 맞게 나오거나 미술관 소장품전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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