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미래인더스트리 법정관리 신청, 회생 갈림길
업계 "국산 기자재 절실"정부에 정책적 지원 강조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박용 윈치, 윈드라스를 생산하는 함안 미래인더스트리㈜가 회생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함안 칠서공단에서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를 생산하는 미래인더스트리는 지난해 7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미래인더스트리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 법정관리에 들어갈지, 아니면 청산 절차를 밟을지 결정할 예정이다.

2007년 설립된 이 기업은 주로 선박용 윈치, 윈드라스를 생산한다. 애초 롤스로이스 등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납품하다, 정부의 국산화 정책사업 지원을 받아 독자적인 기술 개발로 선박용 윈치 국산화에 성공했다.

▲ 함안 칠서공단 미래인더스트리가 국산화에 성공한 선박용 윈치. 미래인더스트리는 선박용 윈치·윈드라스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조선업 불황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국해양플랜트전문기업협회
▲ 함안 칠서공단 미래인더스트리가 국산화에 성공한 선박용 윈치. 미래인더스트리는 선박용 윈치·윈드라스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조선업 불황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국해양플랜트전문기업협회

미래인더스트리는 조선기자재 업체 중 유일하게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기술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이다. 국산화한 선박 정박용 장치의 장점은 기존 제품보다 좁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고, 쉽게 정박할 수 있게 한다.

미래인더스트리의 국산화로 국내 대형 조선사는 외산 제품 대비 70% 가격으로 공급을 받아왔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국내 조선사 빅3를 비롯해 중소형 조선사가 주요 고객사였다.

국산화로 승승장구하던 이 회사는 조선경기 불황과 무리한 저가 수주로 재무 여건이 악화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당시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조선산업 경기악화 등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해 부채가 자산을 초과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올해 세계 조선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의 해운시장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발주가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2380만 CGT(총화물톤수)로 예상했다.

▲ 함안 칠서공단에 자리한 미래인더스트리 전경. /한국해양플랜트전문기업협회
▲ 함안 칠서공단에 자리한 미래인더스트리 전경. /한국해양플랜트전문기업협회

업황 회복의 가장 큰 수혜자가 수주량 세계 1위인 국내 조선업계인 만큼 국산화 기자재 업체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윈치·윈드라스 시장 점유율은 미래인더스트리 30%, 일본과 유럽 기업 70%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조선가 지수가 낮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손익 악화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기자재 국산화를 통한 원가 절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외국·외산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 상용화에는 평균 5년 이상의 연구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면서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기자재의 안정적 공급과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국산화 기업의 생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한국해양플랜트전문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국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사라진다면 아무리 많은 수주를 해도 '속 빈 강정'이나 진배없다"면서 "2023년 환경규제를 앞두고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정부가 나서 기술을 보유한 조선기자재기업을 살리는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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