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4차 산업혁명 가속
경남 경제 '지능화 사회'준비되어 있나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만 1년이 조금 지났다. 코로나19는 페스트나 콜레라 등 다른 전염병과는 달리 전 세계에서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모든 국가가 동시에 치르는 '일제고사' 같은 케이스이다. 한국은 OECD 가입 37개 국가 가운데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 환자 사망이 두 번째로 적고 2020년 경제성장률은 가장 높다. 한국이 1.1% 역성장하긴 했지만, 미국은 3.7%, 일본은 5.3%, 독일 5.5%, 영국 11.2%의 경제후퇴를 경험하고 있다. OECD는 37개 가입국 가운데 한국만 유일하게 올해 2019년의 경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제고사'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이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이미 세상은 코로나 이전(Before Corana)과 이후(After Corona) 나뉠 수밖에 없다고.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14세기 흑사병은 유럽 인구의 30% 이상을 숨지게 했다. 이로 인해 농지는 남아돌고 인력은 부족해 농노들 몸값이 올라갔고 도구 사용이 늘어났다. 라틴어를 이해하는 신부들이 대거 사망해 각 나라말로 성경이 번역되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도 이러한 흐름을 촉진했다. 그 결과는? 중세의 종말과 새로운 세상, 이른바 근세의 탄생이다.

코로나 이후 세상도 방향은 확실하다. 코로나는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시키고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18세기 1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증기기관이었다. 19세기 2차 산업혁명은 전기, 3차 산업혁명은 여기에 컴퓨터가 도입되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주역은 인공지능이다. 그래서 3차 산업혁명이 '정보화'라면 4차 산업혁명은 '지능화'인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면 창원 시내 교통신호등 점멸주기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계산한 시간 주기로 되어 있다. 녹색등 몇 분 뒤 좌회전 신호 혹은 정지 신호를 주는 식이다. 교통경찰이 있다면 통행량을 직접 보고 판단한다. 횡단보도에 대기인원이 없다면 원활한 차량흐름을 위해 스스로 판단해 주행신호를 계속 주는 식이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그렇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사회가 '지능화사회'이다. 인류는 3차 산업혁명까지 인간의 육체적 능력을 기계가 대신해 주는 쪽으로 문명을 만들어 왔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은 인간의 판단도 대신할 수 있다.

지난 산업화 시기, 마산자유무역지역과 창원국가산단은 경남의 심장이었다. 지금 그곳들은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기존 집보다 더 견고하고 가격도 절반 수준인 3D 프린터로 출력해 지은 집이 부동산 매물로 나오는 세상이다. 전화와 메시지를 받을 수 있고 건강정보까지 측정 가능한 애플 워치 판매량이 스위스 제품 전체보다 많은 세상이다. 허리띠 하나에도 ICT 칩이 들어가 체중과 건강정보를 관리해주는 세상이다.

창원산단보다 20여 년 뒤인 지난 1998년과 1999년 창업한 중국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지난 1월 기준으로 세계 시가총액 6위와 9위 기업이다. '대륙의 실수'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샤오미의 레이쥔은 전통제조업에만 몰두했던 자신의 실수를 아쉬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경남은 태풍의 방향을 읽고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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