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양보할 때 화합 이뤄져
경제적 난국 타개할 혜안도 공명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행운과 성실, 부(富)를 상징하는 소의 해다. 올 한 해 우리 사회가 소처럼 성실하고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해 본다.

작년 한 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났다"라고 세간에 오르내릴 정도로 코로나19는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우리네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돌이켜보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친 영향은 대단하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작년 말 OECD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가운데 그나마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마이너스 1.1%로 예상하면서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으로는 실물경제 위축과 기업하기 힘든 규제와 정서가 팽배하고 밖으로는 배타적 자국우선주의 등장과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두꺼운 기술 장벽을 쌓는 등 힘겨운 국면임에도 한국경제가 이만큼의 성과를 거둔 데는 위기에 강한 한국인 특유의 DNA가 작용한 결과로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교수신문은 2020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뜻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로 옮긴 신조어다.

그야말로 작년 한 해는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뒤숭숭한 가운데 작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과 공존의 장을 마련하기보다는 혼란과 반목으로 이편저편 나뉘어 비타협적이고 확증편향적인 '아시타비'로 얼룩진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과연 공명(共鳴)할 수 없는가? 공명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진동수(주파수)에서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물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비록 인간의 오감으론 인식할 수 없어도 각각의 개체가 고유한 진동수로 매순간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다. 만약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동일한 진동수의 외력이 주기적으로 전달되면 진폭이 크게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공명이라고 한다. 진동은 다양한 종류의 진동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전기·공학적 진동계에서의 공명을 '공진'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진동체가 연결된 경우 공명조건이 형성되면 에너지 교환이 쉽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세상만사 모든 이치도 따지고 보면 '공명'을 '공감'이란 단어로 바꾸어 사용할 뿐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상대방이 처한 입장을 역지사지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조금씩 양보할 때 비로소 소통이 완결되어 '화합'이라는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최근 각고의 노력과 우여곡절 끝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와 기후변화대응(2050 탄소중립)이 중심축이다. 더욱이 그간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던 미·중 갈등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수출의 25.1%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포함, 화석연료에 익숙한 한국경제 앞날이 녹록지만은 않다.

작금의 난국을 타개할 혜안은 무엇인가? 단언컨대 필자는 우리 사회의 공명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명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과연 산업의 최전선에서 불철주야 고군분투하는 우리 기업과 충분히 공명하고 있는지 냉철히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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