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의 죽음은 2021년 새해가 밝자마자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와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정인이를 끔찍하게 학대한 양모 장모 씨는 현재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재판 중이다.

우리나라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가정에서 발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부모와 아이가 가정에 함께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모의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정이 약자인 자녀에게 학대를 가하는 모습으로 나타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40명을 넘어섰다.

신고건수도 4만 건을 넘어 아동학대 발생이 우리 사회에서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20년 8월 3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9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42명의 아동이 학대로 숨졌다.

이에 경찰은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동행 출동해 제지·격리·보호시설 인도 등 응급조치를 취하는 한편 신고 가정 조사와 현장조치 적절 여부, 재학대 위험성을 판단해 관리하고 있다.

또 아동학대 신고가 2회 이상 들어온 경우 아동에게서 멍이나 상흔이 발견되면 즉시 자녀와 부모를 분리하고, 현장에서 학대 혐의 입증이 다소 어렵더라도 아동보호전문가와 협의해 피해아동 보호를 위해 응급조치 등 적극적 분리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보호자가 가해자가 되는 반인륜적 특이성 때문에 발견이 어렵고 아동의 생명이 치명적 위협을 당하고 나서야 노출되곤 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아동은 성인에 비해 감정적·신체적 상태를 명확히 표현할 수 없기에 학대 입증은 겉으로 관찰되는 상흔이나 골절 등 외적인 증거를 통한 역추적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특이성이 있어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코로나 시대 인구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 잊어질 만하면 새로운 아동학대 사건이 터지고 그 진상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피해자는 물론이고 전 국민의 마음 속에 생채기가 남는다. 지역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손을 내밀어야만 아이들이 학대의 고통에서 벗어나 더욱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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