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민 기후위기 각성 못해
인식 확산·재생에너지 확대 빨리

경남도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시는 도지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신년사에서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라고 했습니다. 또 예산과 정책에 대한 기후위기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말이고 환영할만한 제도입니다. 도지사님은 지난해 6월 5일 '기후위기 비상선언식'에서 "기후위기가 심각하니까 무조건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도,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우리 미래세대에게 이대로 지구를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각성에 대해 이제 행정이 화답하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지사님이 주장한 내용을 다시 열거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는 미루지 말고 바로 해야 합니다. 비상선언을 한 지 8개월째입니다. 그런데 숙제를 계속 미루기만 합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도청 공무원들의 기후위기 인식은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많은 도청 직원들은 거리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플라스틱 빨대를 꽂고 다닙니다. 독일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을 '인정과 행동'으로 생각합니다. 기후위기를 인정해야 대응할 의욕이 생기고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도청 건물과 도청 내에 기후위기 현수막을 붙여 직원들과 도민들이 항상 기후위기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거부하고 있습니다. 거부하는 이유도 말하지 못합니다. 기후위기는 말보다 행동입니다. 말만 앞세우는 지도자는 철학없는 정치꾼에 불과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의 최고 수단은 재생에너지 확대입니다. 에너지전환은 전 세계 국가의 한결같은 목표입니다. 도지사님이 항상 주장하는 'RE100' 대응을 위해서도 반드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입니다. 유럽, 미국에 수출하려면 석탄발전소와 원자력, 가스 발전을 하루속히 퇴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경남도청의 넓은 주차장은 태양광 설치보다는 주차대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난해 도지사님은 주차장에 태양광을 설치하겠다고 말했지만 금년 예산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경남도청이 하지 않으면서 시군에 태양광을 확대하라고 지시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우리나라 벼 생산이 30% 감소했습니다. 금년에는 50%, 향후 3~5년 내 70%가 감소할지 알 수 없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서둘러 확대하지 않으면 반도체, 자동차, 전기배터리를 외국에서 생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삼성과 엘지는 이미 국외 생산 공장을 확대하고 외국에서 생산하여 'RE100기업'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신공항 건설, 메가시티 계획들은 모두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개발행위입니다. 경제도 살려야 하는 도지사님이라 이런 계획까지 나서서 반대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기후위기를 공무원들과 도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14기의 경남 지역 석탄발전소 조기 중단과 고성하이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을 정부에 건의해 주십시오. 눈앞의 이익보다는 아이들 미래와 도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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