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까지 복제 작품 50점 전시
고흐 등 다른 인상파 그림도

달라지는 빛 속에서 포착한 미묘한 색채 변화를 그림 속에 담아낸 인상파 양식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1840~1926)는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화폭에 옮겨놓는 재주가 특출난 화가였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모네가 생전에 내놓았던 작품 속엔 시간에 따라,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사물과 사람의 외관이 나타난다.

프랑스 파리 태생인 모네는 빛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 뒤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순간순간을 그림 안에 빚어냈다. 생 라자르 기차역, 건초 더미, 연못의 수련, 루엥 성당 등 자신의 눈에 들어온 풍경과 인상을 그림의 소재로 사용했고, 같은 공간 다른 각도에서 포착해낸 '찰나의 순간'을 가감 없는 붓 터치로 그려냈다.

▲ 클로드 모네 작품의 복제작 '에트르타 절벽의 일몰(1883)'.  /최석환 기자
▲ 클로드 모네 작품의 복제작 '에트르타 절벽의 일몰(1883)'. /최석환 기자

지금은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는 모네지만 이런 모네도 한때 혹평을 듣던 때가 있었다. 자신의 걸작 '인상: 해돋이'를 본 한 비평가에게서 "참 인상적이네"라며 조롱 섞인 말을 들은 것이다. 그러나 비평가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세상을 떠난 지 한 세기가 다 되어가는 모네의 작품세계는 오랜 기간 대중에 널리 알려지며 사랑받고 있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최고 걸작들이 창원시 진해구에 차려졌다. 지난 5일부터 진해 덕산동 창원문화재단 진해문화센터 야외공연장에 있는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영원한 빛의 화가, 모네와 인상파'전에서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전시 목적으로 특수 제작된 복제 작품, 이른바 레플리카 그림이다.

1850~1890년대에 제작된 작품 50여 점이 전시장에 나왔다. 1863년 당시 '낙선전'이라는 전시에 모네가 출품했던 생트 아드레스의 정원을 비롯해 인상주의 전성기 시대에 제작된 양귀비 들판, 카퓌신가, 오찬, 양산을 쓰고 왼쪽으로 몸을 돌린 여인 등이 전시장 곳곳에 내걸렸다.

전시장 문을 열고 오른쪽으로 돌아 안쪽으로 들어가면 모네의 대표작 '인상: 해돋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에 떠 있는 태양과 그 아래로 펼쳐진 바닷가 위를 지나는 배 한 척이 안겨주는 멋스러운 화면이 눈길을 붙잡는 작품이다.

그 뒤편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양산을 쓴 여인의 모습이 담긴 화폭이 자리한다. 가로 88cm, 세로 100cm 크기로 제작된 그림인데, 바로 왼편에 몸을 왼쪽으로 돌린 상태로 서 있는 여인이 표현된 그림도 나란히 벽에 걸려있다. 시간차를 두고 같은 자리에서 각도를 비튼 여인의 모습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모네의 첫 번째 아내였던 카미유가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외관을 담은 작품도 주변에 걸렸다. 바닥까지 끌리는 긴 드레스를 입은 카미유가 오른팔을 어깨까지 들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작품이다.

'영원한 빛의 화가, 모네와 인상파'는 모네의 그림뿐 아니라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보여주는 그림 마당이다.

▲ 작품 해설을 하고 있는 공성빈 씨.  /최석환 기자
▲ 작품 해설을 하고 있는 공성빈 씨. /최석환 기자

모네 작품이 걸린 공간을 지나 왼편으로 돌아서면 그곳부터 전시장 출구 주변까지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에두아르 마네, 카미유 피사로,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세잔, 에드가 드가 등이 제작한 작품 12점이 걸려있다.

여기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카미유 피사로의 '천을 너는 여인', 폴 세잔의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 등이 나왔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세계의 모습과 보이지 않는 감정 등을 표현한 게 작품 특징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진해문화센터 이성훈 과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동안 실내전시를 열지 못하다가 지난 5일부터 전시를 다시 열게 됐다"며 "레플리카 작품이긴 하지만 모든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내건 만큼 모네 작품을 감상하러 많은 분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장은 사전예약제로 하루 5회(회당 최대 60명)만 운영된다. 작품 관람마다 도슨트(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의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고, 모네 작품을 색칠해 따라 그리는 체험 행사 등도 참여할 수 있다. 31일까지. 개인 2000원, 단체 1000원. 창원문화재단 진해문화센터(055-719-7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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