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온라인 입점 넉 달
경남도내 5곳 비대면 활로 큰 기대
초기 반짝 판매 후 매출 저조
"인지도 낮고 배달료 비싼 탓"

"온라인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알람이 울지만, 요샌 알람이 잠잠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러려니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까 방법이 잘못된 건가 싶기도 합니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부부시장의 한 상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상황 속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전통시장도 활로를 찾고자 지난해 8월 31일 네이버 장보기라는 온라인 시장에 입점했다.

초창기엔 소비자의 호기심,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배달료 무료 이벤트로 주문이 드문드문 들어왔었다. 그러나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문량은 점차 줄었다.

희망을 안고 온라인 배달 시장에 진출한 지 넉 달이 지난 성적은 처참하다. 도계부부시장 이 상인이 지난달 네이버 장보기로 받은 주문은 0건.

경남지역 창원 도계부부시장·가음정시장, 김해 삼방시장, 진주 자유시장, 양산 남부시장 등 전통시장 5곳은 경남도 전통시장 온라인 진출사업의 하나로 네이버 장보기라는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상인은 온라인에서 매출이 생기지 않는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 6일 창원시 의창구 도계부부시장의 한 상인이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주문 내역이 '0'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6일 창원시 의창구 도계부부시장의 한 상인이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주문 내역이 '0'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도에 따르면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한 도내 5개 전통시장의 지난해 8월 31일부터 12월 말까지 주문 건수는 모두 3100여 건이다. 시장 5곳 모두 합쳐서 하루 평균 26건, 시장 1곳의 모든 가게를 통틀어 하루 평균 5건 주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도계부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전통시장 온라인 판매가 저조한 이유로 e-커머스(전자상거래), 대형마트보다 낮은 인지도와 경쟁력, 식재료 위주 상품의 한계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배달도 인기 있는 품목이 따로 있다. 이를테면 반찬, 식사류는 완제품이고 바로 먹을 수 있으니 전 연령층에 인기가 좋다"며 "시장에서 파는 품목이 가공 안 된 식재료 위주다 보니 반찬가게 등 경쟁력 있는 일부 상인들을 제외하고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배달료가 비싸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경쟁력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주시 중앙시장 한 상인은 "저렴하고 에누리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는데 배달료는 4000원으로 비싼 데다 무료배송 조건 금액도 3만 원이다"며 "일회성 구매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유치를 위한 이벤트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남도는 설 전에 네이버 장보기 입점 전통시장 대상 무료배송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지속적인 온라인 활성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판매량, 품목 등 통계자료를 분석해 매출이 잘 나오는 인기 품목 등을 정리할 계획이다.

도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네이버 장보기뿐만 아니라 놀장(놀러와요 시장·전통시장 배달앱), 모달(모두가달인·수수료 0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해 비대면 시대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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