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가족은 두 번의 거대한 변화와 위기를 맞았다. 첫 번째는 1997년 외환위기이다. 예기치 않은 국가 부도가 찾아왔고 신자유주의의 냉엄한 국제현실 앞에서 국가 정책과 시장 구조 변화는 경제의 급격한 불안정으로 이어져 가족에게 커다란 변화와 위기를 몰고 왔다.

특히 대량 실직과 비정규직 증가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져 남성 가장의 경제적·사회적 역할에 감소를 불러왔고 가사를 전담하던 많은 여성에게 취업과 사회 진출을 가져왔다. 이는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 사고 속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왔고 가족해체, 결혼과 출산의 기피로 이어졌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며 발생하는 가족문제와 사회적 변화는 더 이상 가족이 해결할 수 없게 되었고, 가족 문제 해결에 수동적이고 전통적·보수적이었던 사회적 시각과 국가 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다양한 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으로 가족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였으며, 이는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및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설치라는 국가적 지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20년 우리는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 상황으로 두 번째 거대한 변화와 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 시대가 불러온 경제적 불황은 취약위기 가정에는 매우 치명적이며 일반 가정에도 장기적으로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방역강화에 따른 기존의 학교 및 돌봄시설 휴원 등으로 돌봄 부담 증가, 늘어난 집콕생활로 가사 부담 증가 등 가족 내 역할 갈등 및 불평등으로 다양한 가족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다시금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의 변화와 위기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인 자세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준비하여야 할 중대한 시기이다.

때마침 올해부터 경상남도와 우리 센터는 가족 간 소통을 확대하고 가족문제를 예방하고자 맞춤형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을 시군의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지원하는 '경남 가족학교'사업과 저소득 맞벌이부부와 한부모 가족의 가사부담 경감을 돕기 위한 '경남형가사지원사업'을 통하여 도내 가족의 문제를 예방하고 어려움을 돕고자 한다.

코로나 시대 이후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우리 모두 함께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새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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