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켄전기가 지난해 7월 한국산연 해산을 결정한 지 6개월이 지났고, 예고한 폐업일자 1월 20일까지는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폐업 결정에 대해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여러 단위에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폐업 6개월 이전 노조에 통보하고 조합과 합의 후 구체적 상황을 결정해야 한다'는 단체협약 위반이고 위장폐업이라며 천막농성 등으로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국회의원 13명이 산켄전기와 일본 정부 당국에 '한국산연 폐업 중단과 한국인 노동자 보호를 위한 공동서한'을 보냈다. 지난 30일 김경수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과 소속 경남도의원·창원시의원·허성무 창원시장도 각각 산켄전기에 서한을 보내 한국산연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산켄전기의 일방적인 한국산연 해산 결정은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5장 6절은 '집단 정리해고를 수반하는 사업장 폐업처럼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 운영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를 사업장의 근로자조직 및 관련 정부당국에 통보하여야 하며, 부정적 영향을 최대한 완화하기 위해 근로자 대표 및 적절한 정부당국과 협력해야 한다. 경영진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를 통보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권고적 효력은 있다. 한국산연은 2016년 대량해고 때도 해고대상자 선정의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경남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판정받은 바 있다.

조명용 LED 사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LED 사업에는 조명용 이외에 다양한 혁신기술과 제품이 있다. LG이노텍은 조명용 LED 사업은 종료했지만 고부가 제품인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은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낮에는 멜라토닌 수치를 감소시켜 집중력을 높이고, 밤에는 멜라토닌 수치를 높여 숙면을 돕는 '인간중심' LED를 개발했다. 아이엘사이언스는 높은 살균력을 가지는 자외선 LED를 개발했다. 수십 년간 쌓은 산켄전기의 기술력과 자본이라면 충분히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산연 폐업 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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