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집하장 출입구 낮아 5t 수거차량 진입 불가능
도로 옆 수거통 임시 허가…미관 훼손에 보행자 불편
상가 "시, 건축 검토 미흡"…창원시 "1t 차량 배치 검토"

창원시 의창구 중동 유니시티 어반브릭스 상가 주변 길거리에 설치된 일반·음식물쓰레기 수거통을 놓고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어서다. 상가 지하에 쓰레기 집하장이 있는데도, 창원시가 건물 바깥에 '임시 집하장'을 허가한 원인을 두고 시와 시공사는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상가(273호실)·오피스(327호실)·오피스텔(462가구)로 구성된 어반브릭스는 애초 건물 지하주차장 한편에 쓰레기 집하장(지하 1층 2곳·4층 3곳)을 마련했다.

그러나 건물 완공 후 입주 이후에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지하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창원시 의창구 공용 쓰레기 수거차량은 5t 크기인데, 5t 차량이 드나들기에는 지하주차장 천장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어반브릭스 관리업체와 입주 사업자 등은 대책 마련을 호소했고, 시는 건물 앞 인도(시유지)를 '임시 집하장소'로 쓰도록 해줬다. 이후 어반브릭스에서는 관리업체 직원 2~4명이 '지하 집하장에 모인 쓰레기를 지상 임시 집하장소로 옮기는 일'을 1년째 반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민원인은 창원시가 건축 허가 과정에서 더 꼼꼼하게 확인·조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쓰레기 집하장이 지하에 있으면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알리고, 지상에 마련하라거나 주차장 천장을 높이라는 등 설계 변경을 유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상가·오피스텔·오피스 건축을 승인하면서 세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어반브릭스 한 관계자는 "창원시나 시공사 측은 지하에 쓰레기를 모으고 나서 지상으로 다시 올리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며 "건물 완공 후 별도의 지상 쓰레기 집하장을 마련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 창원시 중동 유니시티 어반브릭스 앞 도로와 인도에 임시 허가된 일반·음식물 쓰레기 수거통.  /이창언 기자
▲ 창원시 중동 유니시티 어반브릭스 앞 도로와 인도에 임시 허가된 일반·음식물 쓰레기 수거통. /이창언 기자

관련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 어반브릭스 한 입주자는 "여름에는 까마귀 떼가 음식물쓰레기 수거통 주변으로 몰려와 난리"라며 "수거통을 아예 임시 집하장에 비치해 둔 음식점도 생기다 보니 주변은 더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임시 집하장이 인도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어 사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주차장 높이(2.3m 이상 확보)·구조·안전 등 관계 법령에 규정된 내용을 심의해 적법하게 건축 허가를 했다는 것이다.

시 건축허가과 관계자는 "설령 시가 쓰레기 수거차량 진출입 문제를 지적했다 하더라도 시공사 등이 받아들였을지 의문"이라며 "5t 쓰레기 수거차량이 지하에 드나들려면 그만큼 천장 높이를 높여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건축비·분양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상가·오피스텔 등에서 배출하는 일반·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은 '문전배출'이 원칙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일부 상가·오피스텔은 지하에 쓰레기를 모았다가도 배출 요일에 맞춰 지상으로 옮기고 있다"며 "어반브릭스만 조치해준다면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다. 그럼에도 시민 불편을 줄이고자 1t 차량 배치 등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신축 상가를 비롯해 지하에 쓰레기 집하장을 만드는 일이 잦은 가운데, 뚜렷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관련 불편·갈등은 늘어날 전망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